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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선박 공동 점검"…흑해항 곡물 수출 재개 '파란불'

고준혁 기자I 2022.07.14 16:19:22

러·우크라·튀르키예·유엔 4자 회담, 곡물운송 조정센터 합의
튀르키예 "우리가 선박 오갈 안전한 항해로 확보할 것"
'무기 밀항·바닷속 기뢰' 등 러 수출 재개 요구사항 해결
다음주 최종 합의…유엔 "실질적 진전 이뤄…통과 기대"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러시아가 막고 있는 우크라이나 흑해항을 통한 곡물 수출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튀르키예(터키) 및 유엔의 중재 아래 흑해항을 오가는 선박들을 공동 관리하는 등 해결책을 찾으면서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탄불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러시아·우크라이나·튀르키예·유엔 4자 회담이 끝난 뒤 훌루시 아카르 튀르키예 국방부 장관은 “회담에 참여한 4곳은 공동으로 흑해항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한 조정센터를 설립하는 데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곡물이 실린 선박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이 공동으로 점검하고, 튀르키예가 선박들이 안전하게 흑해항을 오고 갈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하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면서 “더 구체적인 사항들을 넣은 최종 합의안이 다음 주 열릴 회담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러시아는 배를 통해 서방이 우크라이나군 측에 몰래 무기를 공급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흑해항 인근 바다에 설치한 기뢰 때문에 선박 운항이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어 곡물 수출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하에 공동 선박 검사와 안전한 항해로 확보 등이 포함된 이번 합의안이 최종 통과된다면, 러시아는 더 이상 곡물 수출을 금지할 명분을 잃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엔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와 관련돼 풀기 어려운 핵심 문제들이 이날 이스탄불 회의에서 얘기됐다. 이번 회의는 ‘돌파구’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명분이 사라진 만큼 다음 주 최종안 가결 가능성은 커 보인다. 아카르 장관은 “다음 주 협상에서 모든 세부 사항이 다시 검토될 예정이다. 이때 최종 서류는 서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엔 측도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기 위한 중요하고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 다음 주에는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알려왔다”며 “조만간 유엔 사무총장과 세부사항에 대해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흑해항을 통해 밀 등 곡물이 수출되지 못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곡물의 주요 수입 지역인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식량난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우 구테스흐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2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식량안보 관련 국제회의에서 “올해 대규모 굶주림 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0년 기준 세계 밀 수출량의 8%를 감당하는 주요 곡물 수출국이며 흑해항 창고에는 2000만t이 넘는 곡물이 수출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 있다. 우크라이나는 다뉴브강 비스트레 운하 등 우회로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고 있지만, 지난 6월 총 곡물 수출량은 250만t을 기록해 목표한 800만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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