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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사이드]대면 결제 끝…편하긴 한데 가까이 하기엔 아직 먼 NFC 결제

김동욱 기자I 2015.11.03 16:44:28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오프라인 매장에서 카드로 물건값을 치르는 전통적인 방식은 ‘긁기’다. 플라스틱 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긁으면 결제가 이뤄진다. 하지만 요즘 한 단계 더 진화한 결제 방식이 카드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바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방식이다.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카드를 긁는 것만큼이나 직관적이어서 카드사들은 이 NFC 방식이 언젠가는 ‘긁기 방식’을 대신해 결제시장에서 대세가 될 날이 올 거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IT회사인 애플과 구글이 NFC 기술을 이용하는 애플페이와 안드로이드페이를 선보인 데 이어 국내 카드사들도 이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로선 당장 이 서비스의 진가를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정작 NFC 방식으로 결제할 가맹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시장에서 대세로 통하는 표준화된 NFC 단말기가 없다는 점도 한계다. 예컨대 플라스틱 카드는 전 세계 어디서든 마그네틱 단말기가 갖춰져 있으면 결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NFC 단말기는 얘기가 다르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3일 앱카드로 전 세계 비자 NFC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가 개발한 앱카드는 카드정보를 신한카드 앱에 저장해 온·오프라인에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QR코드를 띄우거나 미리 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식으로 쉽게 결제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선 전용 단말기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신한카드는 앱카드의 오프라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비자(VISA)가 개발한 결제기술을 도입해 NFC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신한카드 고객으로선 당장 이를 지갑으로 대체하기란 어렵다. 비자가 인증한 NFC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에서만 NFC 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엔 약 3만곳, 해외 비자 NFC 가맹점은 500만 곳 정도 된다.

오래전부터 NFC 결제를 밀고 있는 하나카드와 BC카드는 EMV(Europay Mastercard Visa) 규격을 갖춘 NFC 단말기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신한 앱카드 고객은 이 단말기에선 NFC 방식으로 물건값을 치를 수 없다. 애플페이와 안드로이드페이 역시 전용 NFC 단말기에서만 결제할 수 있는데 미국에서 이런 단말기가 깔린 곳은 전체 가게의 10% 안팎에 불과하다. 터치 결제 방식인 삼성페이가 초반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건 기존 마그네틱 단말기에서도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결국 전용 단말기를 갖춘 가맹점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선 NFC 단말기 보급이 더디기 때문에 소비자가 바로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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