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발바닥에 반복되는 물집 증상 … ‘농포성 건선’

이순용 기자I 2021.11.29 16:19:53

방치하면 2차적 합병증 초래 … 림프해독요법·호아타요법으로 증상 개선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30세 여성 L씨는 농포성 건선 피부염으로 16년째 고통 받으면서 살아왔다. 한창 외모에 민감하던 중학생 시절 발병한 농포성 건선을 치료하기 위해 유명하다는 피부과는 모두 다녀봤지만 일시적 효과에 그치고 이내 재발했다. 발병 초기에 손바닥과 발바닥에서 시작된 건선은 점차 온몸으로 확산됐고 심한 가려움증과 수포와 고름이 잡히는 농포 증상이 보였으며 치료 차 방문한 병원에서 ‘전신 농포성 건선’이란 진단을 받았다.

6년 동안 면역억제제의 일종인 사이클로스포린, 비타민A의 일종인 아시트레틴,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물로 치료했으나 차도가 없었으며 오히려 심한 스테로이드 중독 증상으로 살이 트고 전신 부종, 무기력증, 과다 체중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여성으로서 흉측한 농포성 피부질환을 남에게 노출시키는 것도 끔찍했지만 무엇보다 심한 가려움증은 참기 어려워 삶의 질을 해쳤다. 너무 괴로워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심한 스트레스로 대인관계도 어려워 직장생활은 아예 포기했다.

L씨는 농포성 건선의 마지막 치료 방법으로 전기자극치료을 선택했고 치료 후 3~5회 차부터 차도가 보이기 시작해 3개월 만에 예전의 피부로 돌아왔다. 농포성 건선은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과 각질이 일어나고 비듬처럼 떨어지는 인설이 끼는 증상을 주로 보이는 자가면역 피부질환이다. 정상적인 피부는 28일 주기로 신구 각질세포가 교체되는 반면 건선환자의 각질은 주기가 4~5일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먼저 생성된 각질세포가 완전히 탈락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계속해 각질세포가 생겨 붉고 두텁고 진물이 흐르는 건선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팔꿈치나 무릎·두피·엉덩이 등 일상 속에서도 자극이 많은 부위에 주로 발생하는데 정상적인 피부와 달리 각 층마다 뚜렷한 경계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다른 계절에 비해 찬바람이 많이 부는 가을, 겨울에 재발 또는 악화되기 쉽다. 크게 판상형·물방울형·홍피성·농포성 건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원인과 치료법이 다양하고 완치가 쉽지 않은 만성 난치성 질환이다.

건선은 면역세포가 자기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붉은 발진 위에 하얀 각질이 덮이는 판상형이 가장 흔하며, 증상이 악화될수록 2차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절대 방치해선 안 된다.

특히 물집 속에 ‘농’ 즉, 고름이 잡히는 농포성 건선은 발진과 함께 손발에 수포가 동반되고, 증상이 악화될수록 각질층이 두꺼워지며, 피부 표면이 갈라지면서 가려움과 통증이 나타나는 탓에 남에게 환부를 보이는 것조차 고통스럽다. 겉으로 드러난 환부만 보면 지레 전염성이 있을 것으로 단정짓는 사람들의 선입견으로 인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히 크다. 하지만 농포성 건선은 무균성으로 전염력은 전혀 없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농포성 건선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대다수 병의원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하곤 하지만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오남용은 잦은 재발은 물론 자칫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테로이드의 과도한 사용은 최악의 경우 혈관질환, 당뇨병, 간부전, 신부전, 안면부종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세포와 세포 간의 소통을 방해하고 신호를 차단해 근본적인 원인 개선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포성 건선 환자에게 스테로이드를 적용하면 점차 약효가 떨어지면서 더 악화되는 양상을 보여 스테로이드의 투약량이 더욱 늘리게 되고 결국엔 장기 또는 과다 투여로 스테로이드중독에 빠진 상태에서 면역력이 급격하게 저하돼 잦은 염증으로 전신 상태가 악화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포성 건선의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테로이드 제제의 투약을 중단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 체내에 축적된 림프슬러지를 배출시켜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고 세포 간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세포 기능을 정상화하면 만족스러운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림프해독 주사치료와 디톡스 해독요법 등 림프해독요법을 시행하면 된다.

이와 함께 신개념 전기자극치료인 호아타요법을 병행하면 세포에 음전하가 충전돼 저하된 면역력이 강화되고 면역균형이 잡혀 증상의 뚜렷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심영기 원장은 “농포성 건선은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이어서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80% 회복을 목표로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회복되는 시점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환자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치료하며 관리하면 가려움증과 외적 증상이 정상에 가까운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농포성 건선에서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 관리는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요소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음주를 삼가도록 노력한다. 산성식품, 붉은 육류, 가공식품, 빵류, 면류 등은 줄이고 알칼리성 식품, 버섯류, 과일, 야채 등을 늘린다. 건선에 좋다는 식품을 무분별하게 섭취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시행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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