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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라지만…소재선 중국·일본에 밀렸다

경계영 기자I 2020.11.02 15:42:05

배터리 4대 소재서 점유율 한 자릿수대
양극 활물질선 외려 점유율 축소세 보여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과 함께 소재사 성장할 수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화학(051910)·삼성SDI(006400)·SK이노베이션(096770) 등 배터리 3사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배터리 소재 분야에선 아직 중국과 일본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일본 시장조사업체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 시장에서 전해질을 제외한 우리나라 점유율(출하량 기준)이 한 자릿수대에 그치며 중국과 일본 점유율에 미치지 못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재 모바일부터 전기차까지 가장 널리 쓰이는 이차전지(충·방전해 재사용이 가능한 전지)다. 전해질에 있는 리튬이온이 음극(-)에 저장(충전)돼있다가 양극(+)으로 저장되면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며, 양·음극이 만나지 않도록 하는 분리막까지 총 4대 핵심 요소로 분류된다.

4대 소재 가운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양극 활물질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5%로 2017년 9.2%→2018년 8.5%에서 외려 더 축소됐다. 에코프로비엠(247540)·엘앤에프(066970)·코스모신소재(005070) 등이 만들곤 있지만 중국(69.2%)이나 일본(16.2%)에 비해 그 비중이 현저하게 낮다. SNE리서치 분석을 보면 배터리 원가에서 양극이 차지하는 비중은 22.2%로 다른 4대 소재 음극(5.8%)·분리막(11.2%)·전해질(6.4%)보다 더 높다.

출하량 기준, 단위=%, 자료=야노경제연구소
현재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9월 점유율 35.2%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2%에 비해 두 배 넘게 뛰는 등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시점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배터리 소재 분야에선 아직 중국·일본과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다른 소재에서 우리나라는 점유율을 조금씩 끌어올렸다. 음극 활물질의 경우 우리나라 비중이 2017년 3.9%에 머물렀지만 2018년 6.0%→지난해 6.1%로 확대됐다. 국내에선 포스코케미칼(003670)이 유일하게 천연·인조 흑연계 음극 활물질을 만든다. 분리막 역시 우리나라 비중이 2017년 8.3%→2018년 8.5%→지난해 9.2% 등으로 높아졌다. 리튬이온의 통로 역할을 맡는 전해액도 지난해 10.0%로 점유율이 상승했다.

다만 중국은 △양극 활물질 69.2% △음극 활물질 76.6% △전해액 69.8% △분리막 55.7% 등 배터리 주요 소재에서 많게는 4분의 3가량을 차지했다. 일본도 △양극 활물질 16.2% △음극 활물질 17.3% △전해액 20.2% △분리막 35.1% 등 우리나라에 비해 점유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야노경제연구소는 “한국 배터리 제조사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증가한 데 따라 한국 소재 제조사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어떻게 다지느냐에 따라 소재 제조사의 점유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야노경제연구소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소재 시장이 올해 200억3811만달러로 지난해보다 4.5% 감소하겠지만 내년 이후 다시 성장세를 회복하며 2025년 366억86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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