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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異야기]"현장 경험이 경영의 밑거름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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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I 2014.04.29 20:00:00

유석형 지에스이 대표, 20~30대 대우그룹서 실무 경험
미래가치가 분명한 새로운 영역에 도전..우리시대 기업가 정신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경영자는 현장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은 소신입니다.”

유석형 지에스이 대표는 ‘2세 경영인’이다. 2009년 부친인 유수언 회장이 창업한 지에스이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유 대표는 지에스이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전까지 대우그룹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1995년 대우그룹에 입사한 이후 주력 계열사였던 대우자동차(한국GM)와 대우인터내셔널에서 근무했다. 전략기획, 언론홍보, IR, 선박 영업 등 다양한 실무를 담당했다.

유 대표는 “젊은 시절 사업을 일으킨 부친을 도와야 하지 않느냐는 제안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현장 경험이 없는 경영자로 가업을 이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기업에 들어가서 일을 배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터득한 값진 체험

현장에서 쌓은 실무 경험은 대표로 취임한 이후 소중한 자산이 됐다. 유 대표는 지에스이가 외부투자자들로부터 150억원을 유치한 순간을 경영에 참여한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2007년 처음 총괄임원으로 부임했을 당시 지에스이는 가스 공급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부채 비율이 1000%에 육박할 정도로 어려웠다”라며 “현장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열심히 뛰어다닌 끝에 SK-IBK 사모투자펀드(PEF)로부터 150억원을 유치했다”라고 설명했다.

투자를 유치한 덕분에 지에스이 부채비율은 154%로 크게 낮아졌고 이후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에스이는 서부 경남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업체다. 본사는 경남 사천에 있고 인근 지역인 사천, 함양, 하동, 거창 등에 도시가스를 공급한다.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가스 배관을 설치하다 보니 한때 부채비율이 치솟았다.

유 대표는 부채비율을 낮춘 이후 코스닥 상장을 결심했다. 지에스이가 꾸준히 성장하려면 상장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회사 내 분위기는 녹록지 않았다.

그는 “코스닥 상장을 제안했을 당시 회사 분위기는 기업 공개로 인한 회사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라며 “‘이제 돈 좀 벌기 시작하는데 왜 고생을 사서 하느냐’라며 말리는 사람도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주변의 반대에도 유 대표의 뜻은 확고했다. 그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사회적 책임기업으로 능력과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업공개는 필수”라고 말했다.

2010년 지에스이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썬텍인포메이션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유틸리티 업종에 속한 업체가 우회 상장한 첫 사례다.

그는 “당장은 따뜻하지만 한계가 분명한 분야에 안주하기보다 위험하지만 미래가치가 분명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 우리 시대에 필요한 기업가 정신”이라고 말했다.

최고 경영자의 역할..냉철하게 결정하는 일

유 대표의 청사진대로 지에스이는 상장 이후 안정을 찾고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장 이듬해인 2011년 지에스이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액은 2011년 1016억원에서 2012년 1177억원, 2013년 1393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지에스이는 매출액 15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유 대표는 “경기불황과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따뜻했던 탓에 최근 도시가스업계는 전반적으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다”라며 “지에스이 매출이 3년 연속으로 늘어난 것은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지에스이는 성장성을 인정받아 도시가스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벤처기업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유 대표는 지속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경영진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경험해보니 셀러리맨은 일로 평가받는다”라며 “경영자는 ‘결정’과 ‘선택’으로 평가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 경영자가 내리는 결정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며 “위기상황이나 실제보다 부풀려진 거품 속에서도 경영자는 냉철하게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고 경영자가 흔들리면 회사의 미래는 물론이고 임직원과 고객의 삶도 무너진다는 것이 유 대표의 평소 지론이다. 그만큼 최고경영자의 결정은 책임이 뒤따른다. 어떤 결정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유 대표는 “셀러리맨 경험을 통해 형성된 경영철학이 바로 섬김”이라며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이지만 떠나는 직원은 거의 없다”라고 자부했다.

지에스이 직원들은 대기업 못지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 지난해 지에스이 직원의 평균 급여는 7100만원에 달한다. 회사의 지원을 받아 연간 3~4명씩 대학원 석사 과정에 진학해 전문지식을 쌓고 있다. 직원의 문화적·인문학적 소양이 뒷받침돼야 노동의 질이 좋아지고, 노동의 질이 높아야 기업가치도 높아진다는 게 유 대표의 믿음중 하나다.

이제 시작..성장 속도 더 빨라질 것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유 대표는 “지에스이는 현재 도시가스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률과 성장성 측면에서 1위 업체”라며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시가스 보급률이 낮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 지에스이가 공급하는 지역인 서부경남 지역은 항공특화산업단지와 하동신항만, 갈사만조선사업단지, 대송산업단지, 거창승강기산업단지 등 20여개의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동항 건설은 지난 4월 11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의 ‘2014년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유 대표는 “2020년까지 하동신항만을 중심으로 항공특화산업, 승강기제조, 조선 등 고부가가치 지능형 제조업의 메카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산업과 발전용 동력원으로 가스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주혁신도시 건설에 따라 진주권역을 중심으로한 가스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도 에너지산업 분야의 새로운 기회로 꼽힌다.

유 대표는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을 주도한 것은 엑손 같은 대기업이 아니다”라며 “중소형 에너지업체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셰일가스 개발에 결정적인 수압파쇄법과 수평채굴법은 모두 미국 내 중견 에너지 업체가 개발했다”라며 “중·소규모 에너지 업체가 빠른 의사결정를 무기로 대기업에 앞서 셰일가스 개발을 선도했다”라고 강조했다.

변혁기에는 몸집이 큰 대기업보다 빠르게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중견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에스이가 한국의 가스황금시대를 이끌어 가는 선도업체로 앞선 투자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에너지 산업의 미래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유 대표는 자신했다.

유석형 지에스이 대표는

유석형 대표이사는 1971년생으로 경남 통영 출신이다. 중앙대에서 언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대우그룹에 입사해 약 10여년간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우자동차, 대우인터내셔널에서 전략기획, 선박영업 등 경영지원 부서를 거쳤다. 2008년부터 지에스이 경영에 참여했으며 2009년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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