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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수직 관통 ‘카눈’…전쟁터 된 한반도

박기주 기자I 2023.08.10 17:47:52

10일 오전 9시 경남 거제 상륙…15시간 종단
남해안엔 강풍, 동해안엔 폭우
전국 태풍 특보에 하늘·바닷길 막혀

[이데일리 박기주 이유림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유례없이 한반도를 수직 관통하며 전국 곳곳에 큰 피해를 남겼다.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곳곳에서 가로수가 뽑히거나 산사태가 나고 주택이 무너졌다. 또한 많은 비로 전국 도로 곳곳이 침수되며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한 10일 오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일대에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했다. 강도 ‘강’을 유지하던 카눈은 상륙을 전후해 ‘중’으로 약화했지만, 시속 20㎞대의 느린 속도로 15시간에 걸쳐 우리나라를 종단하며 전국 곳곳에 상처를 냈다.

카눈이 상륙한 남해안 지역은 기차가 전복될 수도 있는 초속 34m 이상 강풍이 불면서 피해를 키웠고, 강원 영동 및 경북 동해안 일대에는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다. 이 기간 대구에서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선박이 침몰하고 차량이 전복되는 등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천연기념물인 소나무가 쓰러지는 등 곳곳에서 구조물이 파손되며 정전 등 혼란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피해 우려가 있는 지역의 1만 4000명이 넘는 시민이 일시 대피했고, 전국 유·초·중·고교의 47.4%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거나 개학을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을 조정하기도 했다.

한반도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하늘길과 바닷길, 철길도 막혔다. 전국 14개 공항에서 355편의 항공편이 결항했고, 여객선 102개 항로 등도 항구에 발이 묶였다. 아울러 강풍 등에 대한 피해에 대비하고 위해 철도 5개 노선과 부산지역 경전철 등도 운행하지 않았다.

정부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긴급 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재난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하며 위험지역에 대한 철저한 통제 및 선제적 대피 등을 강조한 만큼 예상 가능한 피해를 최대한 막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3만3000여명의 공무원이 비상근무에 나섰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태풍 대처를 위한 회의에서 “하천변 산책로, 해안가 저지대 도로, 지하차도 등에 대해 철저히 통제하고, 반지하주택 및 산지 주변 주택 등 위험지역 내 거주자는 즉시 대피시켜야 한다“며 ”태풍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비상근무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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