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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선박 모자란데"…HMM 파업 임박에 커지는 물류대란 우려

최영지 기자I 2021.08.11 16:12:39

국내 화주들, HMM 파업 여부에 관심집중
"해운 성수기 앞두고 물류대란 피해야"
"HMM 노조, 유연하게 협상 임했으면"
노조 "처우 개선 없으면 파업 안해도 결국 배 멈춰"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011200)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이 난항을 겪으며 파업 갈림길에 놓였다. 사상 첫 노조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대란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화주협의회 등 화주단체는 HMM 노사만큼 임단협 교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국 선사들이 우리나라보다 운임이 높은 중국으로 선박을 집중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물류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HMM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는 것이다. HMM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31차례 임시선박을 투입하며 물류대란 해결에 앞장서기도 했다.

한국화주협의회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미 해운대란을 겪는 수출기업에 HMM의 파업 가능성은 악재”라며 “해운업계에서 3분기는 전통적 성수기이고 화주는 국내 1위 선사인 HMM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서, 물류 대란을 피하려 HMM 노조가 파업까지 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개입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해운이 오랜만에 살아나는 때인데 노조 측이 큰 시각으로 유연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HMM 선원으로 구성된 해원연합노조(해상노조)는 열악한 처우 개선이 물류대란보다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HMM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해상직원 임금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2016년 한 해를 제외하고 6년간 동결됐다. 평균연봉은 지난해 기준 약 6900만원으로 국내 중견 해운사 대비 2000만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해상노조 관계자는 “화주 상당수는 HMM 업무가 중단되는 것을 걱정하지만 결과적으로 HMM 말을 듣지 않는 산업은행이 선원을 파업으로 내몰고 있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선원 유입 활성화와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는 예우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업을 피해 배를 멈추지 않더라도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선원들이 결국 다 떠나 배가 멈추게 될 것”이라며 “배를 아무리 지어봤자 남은 선원이 없다면 과연 해운재건사업이라고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해상노조는 이날 오후 사측진과 4차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앞선 3차 교섭에서 HMM 사측과 노측은 각각 25%, 5.5%의 연봉 인상률을 제시하며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해상노조는 임금 인상과 함께 성과급 1200% 지급, 생수비 지원(하루 1인당 2달러) 등을 요구했고, 이번 교섭마저 결렬된다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중노위에서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조합원의 투표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육상노조가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만큼 해상노조도 이들과 함께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MM 상하이호.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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