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볼보 회장 "고효율 인공지능 트럭 곧 등장할 것"(종합)

김형욱 기자I 2016.03.17 17:26:47

마틴 룬스테트 회장 내한 간담회
"활용 목적 따라 자율주행 정도 달리 해야"
"교통망 바뀌어야 제 기능 발휘할 수 있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머잖아 자율주행 수준이 높은 트럭이나 중장비가 등장할 겁니다.”

마틴 룬스테트 볼보그룹 회장이 16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경영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 제공
마틴 룬스테트(Martin Lundstedt) 볼보그룹 회장은 17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 자동차 전망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스웨덴 볼보그룹은 1928년 설립해 지난해 143개국에서 20만6000대의 트럭과 버스, 중장비를 판매한 세계적인 상용차 회사다. 안전·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세계 선도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우리는 자율주행 선도 기업으로서 다양한 수준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차량의 성격과 용도에 따라 그 정도를 달리하는 방향으로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최장 수천㎞씩 장거리를 운행하는 운송용 트럭은 단순 자율주행 기술보다는 연결성(커넥티드)을 높여 연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관리 차원의 기술을 적용한다. 이와 반대로 제한적인 공간 내에서 활용하는 광업용 중장비 같은 경우는 좀 더 자율성이 높은 형태로 현실화할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룬스테트 회장은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대중화를 위해선 교통망 역시 이에 맞춰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알파고가 바둑판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만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이듯 도로교통이라는 판이 갖춰져야 자율주행차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볼보트럭은 지난해 10월 스웨덴 본사에서 차세대 지능형 트럭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수년 내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도로 위 모든 트럭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결돼 가장 효율적인 배송 방법과 정비 시점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룬스테트 회장은 “자동차 자체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부문의 연결성(커넥티비티)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미래 자동차의 전제조건인 친환경차 개발 방향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순수 전기 버스를 개발해 지난해부터 스웨덴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트럭·건설기계 분야로도 이를 확장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상용차용 디젤 엔진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연구개발(R&D)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지난해 초 더 강화된 환경 규제 ‘유로6’에 맞춰 전 라인업을 유로6 신모델로 교체했다.

한편 룬스테트 회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4년 내 두 배 이상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오는 2020년에는 지난해의 두 배인 연간 4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국내에 처음 출시한 중형 카고 LF시리즈의 반응이 좋다”며 “당장 올해도 20~25%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의 건설 경기 침체로 글로벌 시장 전망은 어둡지만 국내에서만은 다르리란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후 비유럽 지역의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했다. 16~17일 1박2일 일정으로 고객과 협력사를 만났다. 이후 일본과 중국, 호주, 싱가포르를 들를 예정이다. 한국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행보다.

국내 버스 시장 진출도 검토한다. 그는 “작년 소규모이지만 2층버스를 국내에 도입했고 본격적인 버스 시장 진출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버스와 트럭은 기술적으로 상당히 비슷하고 이미 정비망도 갖추고 있어 진출한다면 상당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보그룹은 1997년 국내법인 볼보트럭코리아 설립 이후 2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왔다. 설립 초기 100대 전후였던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1937대로 커졌다. 매출 규모로는 볼보가 진출한 143개국 중 미국, 중국 등에 이어 5위다.

(왼쪽부터)마틴 룬스테트 볼보그룹 회장과 김영재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이 16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경영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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