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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스텝 꼬인 오세훈표 부동산정책..후임인사 속도낸다

신수정 기자I 2021.08.02 15:45:00

김현아 후보자 사퇴하자마자 임추위 통해 재공모 돌입
'인사 실패=부동산정책 실패'로 비춰질 우려 불식
임기 1년 채 남지 않았는데..민긴시장 기대감 하락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을 실행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인사가 첫단추부터 어그러지면서 오세훈표 부동산 정책에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 시장은 이같은 우려를 돌파해 내기 위해 후임 인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SH공사는 이날 오전 10시 황상하 경영지원본부장(사장 직무대행) 주재로 긴급 본부장 회의를 열어 기존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활동 기한을 연장해 재공모 일정에 들어갔다.

임추위는 서울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따라 서울시장 2명, 서울시의회(의장, 운영위원장, 도시계획관리위원장 각 1명) 3명, SH공사 이사회 추천 2명 등 각 기관이 추천한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활동 기간은 3개월로 후보 인선을 마무리하면 해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김현아 사장 후보의 사퇴로 재공모 일정에 돌입하면서 8월 중순까지 활동기간을 늘렸다.

앞서 김현아 후보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명을 받은 뒤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으나 강남과 서초, 부산 등에 주택과 상가 4채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질 논란으로 번지면서 사퇴했다.

임추위가 15일간 일정으로 공모에 착수하면 서류전형·면접·후보자 추천, 시장의 내정과 시의회 인사청문까지 한 달 안팎의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임추위는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사장 인선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추위 활동 기간을 연장하고 재공모 일정에 바로 돌입했다”며 “1차 공모 당시 탈락자의 재응모 가능 여부에 대한 법률검토 등 재공모를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이 인선을 서두르는 것은 SH공사 시장 인사 실패가 곧 부동산 정책 실패로 규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김 전 의원이 SH공사 사장에 임명되면 공공재개발 사업에서도 민간과 공공이 힘을 나눠 갖는 공동시행 방식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또 오 시장의 부동산정책 공약인 상생·모아주택 10만가구 공급 등을 책임지면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사퇴로 기대감이 꺾이면서 정책 부담은 더욱 커졌다는 해석이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 역시 조급함을 키운다. 오 시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간이 1년이 채 남지 않았지만 이렇다 할 부동산 실적이 없는 데다 민간 재건축 시장에선 사업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오 시장이 재보궐선거로 당선되다 보니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는데, 기존 정책들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점검하는 시간밖에 안된다”며 “서울시가 독자적인 부동산 정책을 끌고 가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주도 개발과 민간 재건축을 상호보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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