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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가다]“청년 인구 전국서 1위지만 경로당만…소통 공간 절실해”

김은비 기자I 2022.04.06 15:35:39

박준희 관악구청장 인터뷰
관악구, 청년 인구 40.6%지만 청년 공간은 전무해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서도 청년 위한 지원 필요해
"신림동쓰리룸·관악S밸리 조성 등 정책 추진 앞장"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청년지원센터 ‘신림동쓰리룸’에서 이용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관악구청)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경로당은 마을에 적게는 2개, 많게는 7개까지 있는데 청년 공간은 전무하다. 도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청년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 ”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청년지원센터인 ‘신림동쓰리룸’을 찾은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청년들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구청장은 2018년 구청장 당선 때부터 청년 세대에 주목해 왔다. 관악구는 청년 인구가 40.6%를 차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청년정책은 지지부진하다는 평을 받아았다.

이에 박 구청장은 서울시 자치구로는 처음으로 청년정책과를 신설해 관련 정책을 펼쳐왔다. 그 중 하나가 2019년 문을 연 신림동쓰리룸이다. 청년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네트워크 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100평 규모의 신림동쓰리룸에는 AI·VR면접 체험관, 공방 등에서 1대1 종합생활상담 프로그램부터 심리·진로 종합상담프로그램, 청년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원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고 있다. 신림동쓰리룸에 들어선 박 구청장은 “처음에 문을 열었을때는 다소 어수선했는데, 지금은 확실히 체계를 잡았다는 느낌을 받아서 기분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날 박 구청장은 실제 청년 이용자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전해들었다. 신림동쓰리룸에서 창업 상담을 받고 최근 서울 관악구 대학동에 주얼리 공방을 열었다는 조은비(29)씨는 “관악구의 청년 지원 정책이 벤처 창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문화예술 분야는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 돼 있다”며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긴다거나 청년 삶에도 예술이 소외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평소 신림동쓰리룸을 자주 이용하는 박희선(30)씨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동 단위로 좀 더 촘촘하게 갖춰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귀 기울이던 박 구청장은 “진솔한 청년들의 이야기”라며 “구정 속에서 어떻게 지원을 하고 연계할 수 있을지 더욱 고민 해보겠다”고 답했다.

박 구청장은 청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창업 불모지였던 관악을 벤처·창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대를 설득, 낙성벤처밸리와 신림창업밸리 등 ‘관악S밸리’를 조성했다. 지난해 3월 낙성벤처밸리의 거점 역할을 할 ‘낙성벤처창업센터’를 신축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낙성벤처창업센터 R&D센터점’을 열어 저렴한 비용의 업무공간을 제공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벤처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됐다. 박 구청장은 “입주할 벤처 창업 기업 6곳을 뽑는데, 180곳이 신청을 해 깜짝 놀랐다”며 “확실히 변화를 체감했고, 앞으로 이런 부분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관악구에 청년 주택이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관악구 원룸 월세가 평균 50만~60만원으로, 청년들이 수입에 많은 비중을 주거비로 이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SH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지난해 관악구에 공급한 청년 주택은 고작 18세대다. 구청장의 의지만으로는 주택 공급을 늘릴 수가 없어 안타까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박 구청장은 임기중 청년 축제를 열지 못한 것을 아쉬운점으로 꼽았다. 그는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축제를 관악구에서 개최해, 전국 청년들이 모여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축제를 열 수가 없었다”고 했다. 실제 2019년에는 아티스트 팀들이 마음껏 끼를 발산하는 ‘방구석 콘서트’, 청년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불합리한 현실을 유쾌하게 뒤집어 버리는 ‘밥상 뒤집기 대회’ 등 이색 대회를 개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앞으로도 우리사회에서 청년들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남은 기간 꾸준히 청년들을 위해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청년지원센터 ‘신림동쓰리룸’ 내 공방을 둘러보며 청년 이용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관악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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