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설 곳 없는 현대차, 기본으로 돌아간다

김자영 기자I 2014.11.11 16:52:25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방어 나서..주주친화정책에 '적극적'
연비 25% 향상 약속..환율 악재 깨기 위해 해외 공장 건설 속도내

[이데일리 김자영 김형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기본으로 돌아간다. 삼성동 한국전력부지 인수 이후 실적악화에 환율 악재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자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면서 자동차회사의 본업인 기술개발과 수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 주가하락에 자사주 매입 카드 꺼내..주주친화책

현대자동차(005380)기아자동차(000270)는 내년 2월11일까지 3개월간 각각 4500억원, 221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9월 한전부지를 인수를 확정한 후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과의 입찰대결에서 승리해 한전부지의 새 주인으로 결정됐지만 10조5000억원이라는 입찰금액 때문에 후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현대·기아차의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동차 회사가 본업인 연구·개발(R&D)이 아닌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점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전부지 인수를 기점으로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고, 엎친데덮친격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현대차는 전년동기대비 18%, 기아차는 18.6% 줄며 ‘어닝쇼크’를 보였다. 이달 초에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주주친화정책을 시사했다. 그룹출범 이후 처음으로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중간 배당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 美연비보상에 품질 타격.. “연비 25% 향상 제시”

현대·기아차는 연비 과장과 관련해 1억 달러(약 1074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당국과 합의하는 등 국내외에서 연비과장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자세로 정몽구 회장이 직접 지시해 향후 품질에 대한 비전도 내놨다. ‘오는 2020년까지 평균 연비 25% 향상’이라는 목표와 실행방안을 담은 ’2020 연비 향상 로드맵‘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보유 중인 10종의 엔진 라인업 중 70%를 차세대 엔진으로 대체하는 등 파워트레인 신규 개발, 차량 경량화, 친환경차 확대가 골자의 품질 높이기를 통해 위기타개를 모색하고 있다.

◇ ‘환율 극복’ 해외공장 확대 총력전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 악화에는 ‘환율’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1~9월 1106.4원이던 기준환율은 올해 같은 기간 1042.5원까지 떨어졌다. 원화 강세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덩달아 낮아진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해외공장 확대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기아차는 올해 가동을 시작한 중국 3공장을 내년부터 100% 풀가동한다. 이곳에선 연 30만대의 K3·K4(중국 전략 준중형 세단)를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확정한 기아차 멕시코 신공장(연 30만대) 건설에도 속도를 내 오는 2016년 연 10만대, 2018년엔 30만대를 생산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올 3월 안병모 미국법인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격했다.

현대차는 중국 신공장 건설에 ‘올인’한다. 이회사는 당초 연내 충칭에 4공장(연 30만대)을 짓고 2016년 가동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신공장 부지로 허베이성을 추천한 중국 정부와의 이견으로 난항을 빚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 초 부임한 최성기 중국총괄 사장을 중심으로 빠른 해결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칭과 허베이에 4·5공장을 동시에 짓는 특단의 대책도 고민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충칭) 신공장 부지는 모두 다져놓고 허가만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늦어도 내년 초 착공해 2016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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