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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5G에 화웨이 쓴다…‘5개의 눈’ 균열가나

정다슬 기자I 2019.04.25 11:52:11

이미 4G에 화웨이 제품 써…"현실적 판단한 듯"
美사이버보안 고문 "우리의 정보 노출되서는 안돼"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다섯 개의 눈’(FIVE EYES) 중 하나인 영국이 5세대(5G)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이 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 제품을 배제할 것을 요구한 상황에서 영국의 이탈로 미국의 정보 동맹전선에 균열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은 24일(현지시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네트워크망을 구축하는 주요 부품에 대해서는 화웨이를 배제하되, 휴대폰과 안테나 등에서는 쓸 수 있도록 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정부는 5월 중 화웨이의 취급 기준 등을 포함한 5G에 관한 방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가 화웨이 제품을 쓰기로 한 것은 이제 와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EE나 보더폰 등 영국 모바일회사 대부분은 현재 4G 네트워크에서 이미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4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화웨이 제품을 전면적으로 배제할 경우, 기존 설비를 모두 교환해야 해 거액의 비용이 든다.

영국 통신사 쓰리의 데이빗 다이슨 최고경영자(CEO)는 3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5G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했다”며 “화웨이를 배제할 경우 5G 서비스 개시는 약 1년 정도 늦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보다폰 그룹의 닉 리드 CEO도 화웨이에 대해 “통신업계의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실과 증거에 기반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영국이 제한적이나마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영국의 기업이나 소비자는 우리의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제한적이라고 하지만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제품이 들어간다는 소식에 미국 측은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안전보장국의 사이버보안 고문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고문이기도 했던 롭 조이스 시니어 보좌관은 파이낸셜타임즈(FT)에 “영국의 결정에 따라 우리의 정보가 위험에 노출돼서는 안되며 영국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이스는 영국 감독위원회가 반복적으로 화웨이의 위험을 경고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를 사용하면 통신장비에 설치된 ‘백도어’(Back door)를 통해 정보가 중국 정부에 유출될 수 있다며 동맹국들에 5G 네트워크망에서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다섯개의 눈 중 하나인 네덜란드와 호주는 5G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중국 제품을 배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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