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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최장기 집권'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별세

장영은 기자I 2023.06.12 18:57:28

밀라노 병원서 향년 86세로 사망…최근 폐감염 진단
3차례 총리 역임하며 9년 집권…정치인이자 재벌기업가
지난해 총선서 정계 복귀…"이탈리아 정치 당분간 불안정"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사진) 전 이탈리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6세.

(사진= AFP)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날 밀라노의 산 라파엘레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나흘째 이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올해 4월 초 호흡 곤란을 겪은 뒤 산 라파엘레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그는 이 병원에 45일간 입원했으며, 검진 결과 만성 골수 백혈병(CML)에 따른 폐 감염 진단을 받았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세 차례 총리를 역임하며 9년간 집권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최장기 집권 총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 정치인일 뿐 아니라, 건설·미디어그룹을 거느린 기업인이기도 했다. 여성 편력과 성범죄, 부패 스캔들로 수차례 파문을 일으켰으나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복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10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한 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그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소속 의원들에게 전쟁을 야기한 것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라는 주장 등을 담은 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성명을 통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해 “위대한 사람이자 위대한 이탈리아인”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트위터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죽음이 “한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로이터통신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죽음이 향후 몇 달 동안 이탈리아 정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FI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우익 연합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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