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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대(총장 성낙인)에 따르면 농업생명과학대 소속 양태진(50) 교수팀은 유전체 연구를 통해 인삼이 유전적으로 비슷한 식물에서 분화된 시기를 밝혀냈다.
양 교수팀은 ‘두릅나무과’(Arali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인 ‘인삼속’(Panax genus) 식물과 두릅나무·오갈피속의 유전체를 비교했다. 식물들의 유전체를 잘게 잘라낸 뒤 같은 염기서열이 얼마나 반복되는지를 관찰하는 ‘소규모 전장 유전체 시퀀싱’(Next Generation Sequencing·NGS)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양 교수팀은 인삼속 5종의 유전체를 토막 낸 결과 일정한 유전자(DNA) 서열이 반복되는 비율이 공통적으로 50% 이상인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인삼속에서 발견된 반복 서열을 두릅나무·오갈피속의 유전체에서도 찾아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고려인삼이 1000만년 전 오갈피나무에서 분화되기 시작했다고 결론 냈다. 200만년 뒤 오갈피나무에서 갈라진 두릅나무에서 다시 500만년이 흘러 인삼속이 나왔다는 판단이다. 이후 인삼속들은 대륙의 기후에 따라 고려인삼(한국), 화기삼(미국), 전칠삼(중국), 죽절삼(일본), 베트남삼(베트남) 등으로 세분화 해 진화했다는 게 양 교수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식물이 생존에 필요한 DNA의 배열을 바꾸지 않는 까닭에 가능했다. 광합성에 꼭 필요한 ‘엽록체 유전체’(Chloroplast Genome)는 약 1만 5000개 내외의 원형 DNA로 구성돼 있다. 이 DNA는 각자 모계 쪽의 110개 정도의 서열을 수천년의 시간 동안 보존하고 있다. 또한 단백질을 생성해야 하는 식물은 양친에게서 물려받은 ‘핵 리보솜 유전자’(nuclear Ribosome DNA)를 염색체 특정 지역에 보관해둔다.
양 교수는 “전장 유전체 정보를 해독하는 ‘게놈 프로젝트’(genome project) 대신, NGS로 인삼과 인삼 근연식물이 분화된 이후 전 세계에 어떻게 분포하고 진화해 왔는지에 대한 궁금점에 답을 제시한 것”이라고 이번 연구 성과를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7일과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Nature Scientific Reports) 온라인 판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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