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양태진 교수팀, “고려인삼과 오갈피는 1000만년 전 같은 식물”

윤여진 기자I 2017.08.31 13:46:26

인삼 유전체 조각내는 방식으로 오갈피나무 유전체와 비교
800만년 전엔 두릅나무에서 갈라져 나와
지난 22일 네이처 자매지에 게재

양태진(50)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팀은 고려인삼이 1000만년 전 오갈피나무에서 분화, 200만년 후 오갈피나무에서 갈라진 두릅나무에서 다시 500만년 후 인삼속이 나왔다고 결론 냈다. (사진=서울대 제공)
[이데일리 윤여진 기자] 고려인삼은 1000만년 전 오갈피나무에서 갈라져 나온 식물이다….

31일 서울대(총장 성낙인)에 따르면 농업생명과학대 소속 양태진(50) 교수팀은 유전체 연구를 통해 인삼이 유전적으로 비슷한 식물에서 분화된 시기를 밝혀냈다.

양 교수팀은 ‘두릅나무과’(Arali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인 ‘인삼속’(Panax genus) 식물과 두릅나무·오갈피속의 유전체를 비교했다. 식물들의 유전체를 잘게 잘라낸 뒤 같은 염기서열이 얼마나 반복되는지를 관찰하는 ‘소규모 전장 유전체 시퀀싱’(Next Generation Sequencing·NGS)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양 교수팀은 인삼속 5종의 유전체를 토막 낸 결과 일정한 유전자(DNA) 서열이 반복되는 비율이 공통적으로 50% 이상인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인삼속에서 발견된 반복 서열을 두릅나무·오갈피속의 유전체에서도 찾아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고려인삼이 1000만년 전 오갈피나무에서 분화되기 시작했다고 결론 냈다. 200만년 뒤 오갈피나무에서 갈라진 두릅나무에서 다시 500만년이 흘러 인삼속이 나왔다는 판단이다. 이후 인삼속들은 대륙의 기후에 따라 고려인삼(한국), 화기삼(미국), 전칠삼(중국), 죽절삼(일본), 베트남삼(베트남) 등으로 세분화 해 진화했다는 게 양 교수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식물이 생존에 필요한 DNA의 배열을 바꾸지 않는 까닭에 가능했다. 광합성에 꼭 필요한 ‘엽록체 유전체’(Chloroplast Genome)는 약 1만 5000개 내외의 원형 DNA로 구성돼 있다. 이 DNA는 각자 모계 쪽의 110개 정도의 서열을 수천년의 시간 동안 보존하고 있다. 또한 단백질을 생성해야 하는 식물은 양친에게서 물려받은 ‘핵 리보솜 유전자’(nuclear Ribosome DNA)를 염색체 특정 지역에 보관해둔다.

양 교수는 “전장 유전체 정보를 해독하는 ‘게놈 프로젝트’(genome project) 대신, NGS로 인삼과 인삼 근연식물이 분화된 이후 전 세계에 어떻게 분포하고 진화해 왔는지에 대한 궁금점에 답을 제시한 것”이라고 이번 연구 성과를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7일과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Nature Scientific Reports) 온라인 판에 소개됐다.

양태진(50)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는 “전장유전체 정보를 해독하는 ‘게놈프로젝트’(genome project) 대신, NGS로 인삼과 인삼 근연식물이 분화된 이후 전 세계에 어떻게 분포하고 진화해 왔는지에 대한 궁금점에 답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 성과를 자평했다. (사진=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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