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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 커진 화장품 업계…대기업·기초제품 편중도↑

이성웅 기자I 2018.07.05 15:28:23

2017년 생산 실적 13조5115억원, 전년 대비 3.6% 증가
기능성 화장품 약진 덕에 생산 규모 증대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상위 업체가 전체 60%
사드 악재 불구 中수출도 20% 이상 늘어

아모레퍼시픽 마몽드 믹스앤매치 마스크와 모델 배우 박신혜. (사진=아모레퍼시픽)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중국 정부와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화장품 업계가 기능성 화장품 인기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업계 1, 2위인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 등 대기업 편중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90%에 달하는 화장품 영세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능성 화장품의 약진…최근 5년간 급증세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7년 화장품 생산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생산 실적 규모는 총 13조515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6%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는데,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7.9%에 이른다.

특히 약국 화장품(더마 화장품)을 비롯한 기능성 화장품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주로 미백과 주름 개선을 동시에 해결하는 복합 기능성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기능성 화장품 생산 실적은 4조8558억원으로 2016년 보다 9.3% 증가했다. 이는 전체 생산 실적 규모 증가율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기능성 화장품 시장은 최근 5년간 꾸준하게 성장했다. 2015년 생산 실적이 3조8559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3조원대를 돌파한 뒤 이듬해 2016년 4조원대를 넘었다. 이런 증가세라면 올해 5조원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 수는 14배 이상 늘었다. 2012년에 829개에 불과하던 화장품 제조업체는 지난해 1만1834개까지 급증했다

국내 화장품 생산 실적 점유율(그래픽=이서윤 기자)


◇시장 규모 증가…대기업 쏠림 현상 심화

화장품 업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모두 유의미한 성과를 낸 것은 아니었다. 약 1만2000개 수준인 화장품 업체 중 상위 3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60%를 넘었다.

생산 금액 기준으로는 4조898억원을 기록한 아모레퍼시픽(090430)이 1위로, 시장점유율이 30.26%였다. 뒤를 이어 LG생활건강(051900) 3조9672억원(29.35%), 애경산업(018250) 3998억원(2.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세 곳의 시장점유율이 62.57%로 절대적이고, 2·3위 간 차이가 무려 10배 가까이 된다.

상위 10개 업체를 제외하면 업체 대부분은 생산량이 1000억원 미만인 상황이다. 매출액 10억 미만 영세기업이 전체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의 90%에 달했다.

생산 품목의 쏠림 현상도 심각했다.

기초 화장용 제품 생산 금액이 7조6178억원으로 전체 생산금액 절반 이상인 56.36%를 차지했다. 색조 화장용 제품류는 2조1417억원(15.85%), 두발용 제품류가 1조5298억원(11.32%)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스킨·로션 등 기초 화장품에 편중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영세 기업의 제조기술 한계를 꼽았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복지부는 2010년부터 화장품 산업 연구개발(R&D)지원을 추진했으나 개별 기업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쳤다.

복지부는 이런 현상을 개선하위 위해 8월부터 990억원 규모의 R&D 사업을 계획 중이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화장품의 미래’ 토론회에서 박민정 복지부 화장품산업TF 팀장은 “차기 R&D 사업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공동기술 플랫폼을 개발하는 방향을 구상 중”이라며 “산업 육성 측면에 초점을 맞춘 적극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4년 전부터 한류 문화 영향으로 화장품 업체들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유통 채널 다양화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업체들의 수출 실적은 4조2601억원으로 전년 보다 18.5% 증가했다.

동남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중국도 지속적으로 공략하면서 화장품 생산 실적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수출액은 2조1844억원으로 전년 보다 23.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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