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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계열사 부당지원' 박삼구 前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구속기소

하상렬 기자I 2021.05.26 15:28:18

그룹 지배력 강화 위해 계열사 자금 저리로 대여한 혐의 등
지난 13일 구속영장 발부돼 현재 구속된 상태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금호그룹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삼구(76)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동원한 부당 내부거래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김민형)는 26일 박 전 회장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에 가담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홍성(56) 전 전략경영실장, 윤모(49) 전 전략경영실 상무 등도 불구속 기소했다.

박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로 시작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통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전 금호기업)을 부당하게 지원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주요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 금호터미널, 금호고속이 경영 위기로 채권단 관리를 받게 되면서 그룹 장악력이 약화되자 지난 2015년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을 지주회사로 설립해 계열사 재인수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했다. 다만 금호고속의 열악한 재무 상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경영실(금호산업 지주사업부 소속)에서 자금 조달 방안을 기획·실행했다.

검찰은 금호고속이 지난 2016년 8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9개 계열사로부터 45회에 걸쳐 무담보 저금리로 총 1306억 원을 대여해 정상 금리와 비교해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같은 기간 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스위스의 게이트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게이트그룹이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 약 1600억 원을 투자해 주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게이트그룹 계열사에 1333억 원에 저가 매각했다고 보고 있다.

또 검찰 조사 결과 금호고속은 자금 대여 이전인 지난 2015년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경영권 주식을 인수할 수 있도록, 금호터미널 등 금호그룹 4개 계열사 자금 총 3300억 원을 인출해 금호고속의 금호산업 주식 인수 대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2016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고속에 2700억 원에 저가 매각한 사실도 포착했다.

검찰은 이 같은 금호고속 부당 지원 전반에 박 전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봤고, 지난 1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내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를 받아들여, 박 전 회장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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