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24일 열린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은 4조 256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고, 매출액은 0.3% 줄어든 44조 401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기순이익도 4조3780억 원으로 5.1% 감소했다.
작년과 비슷한 실적을 보이며 선방한 1분기와는 달리 2분기에 ‘환율’이라는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으며 실적이 고꾸라졌다. 2분기 들어서며 원화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수출 물량이 매출의 61%를 차지하는 현대차엔 독이 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3.3% 감소한 2조 872억 원, 매출액은 1.9% 감소한 22조 7526억 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은 6.9% 감소한 2조 3499억 원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 등의 신차가 판매 호조를 이어갔고 계속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로 현대차의 SUV도 불티나게 팔렸다.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작년 상반기보다 4.4% 증가한 249만 5837대로 집계됐다. 판매량 증가에도 환율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하고 부진함을 보인 것이다.
일본 아베 정부의 엔화약세 정책을 등에 업은 도요타 등 일본업체들의 승승장구도 현대차의 하반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원화 강세로 손실이 컸던 현대차와 달리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은 엔화 약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도요타의 경우 아직 1분기(2014년 4~6월)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엔화약세를 타고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지난 회계연도에 전년대비 90% 급증한 1조 8000억 엔(약 18조 원)의 순이익을 낸 바 있다. 금융위기인 2007년도 이후 6년만의 사상최대치 경신이었다. ‘원고·엔저’ 기조가 계속되면 현대차와 도요타와의 순익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이 본부장은 “일본 업체들이 엔화 약세를 활용해서 해외에서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펼쳤다”며 “하반기에도 일본은 양적완화 실시로 달러당 100엔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일본업체와의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환율에 대한 비상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상반기에는 원화가 거의 모든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여서 환헷지와 결제 통화 다변화 노력이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하반기는 환율 리스크에 따른 비상대응체제를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공장의 생산성을 강화하고 해외 생산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노조와 협의해 울산 공장의 제네시스 생산 능력을 12% 늘린다는 방안이다. 이 본부장은 “올 상반기 제네시스는 목표를 4% 초과 달성했고 하반기에도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절대적인 생산물량이 부족하다보니 해외 공급물량이 부족한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12% 증산을 (노조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국외 수요에 맞춰 해외 생산설비 확충을 계속 검토하는 한편 국내공장 생산성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