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해당 문자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밝혀졌다. ‘선착순 신청으로 지원자금이 조기 소진될 예정’이라는 문구 탓에 박씨 역시 하마터면 속을 뻔 했다. 그는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고 돈이 필요해 서둘러 전화했더니 한국말이 어눌한 사람이 받더라”며 “통화 중간에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채서 다행이지 자칫 조금만 방심했다면 사기를 당했을 것”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두기가 강화하면서 소상공인을 노리는 대출 사기 문자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팬데믹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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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 겸 방송인 양치승씨도 지난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해 회복 지원 정책자금 신청 안내’라는 제목의 문자를 공개하며 “영업제한 때문에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데 때마침 오전부터 문자가 왔다”며 “요즘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힘들다는 점을 악용, 국가의 정책 지원인 것처럼 교묘히 속이고 있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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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련 기관에 확인한 결과 “100% 피싱”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대출 관련해서 공단은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벤처부 관계자도 “연결 링크가 달렸거나 어떤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정부 지원을 사칭한 문자 피싱”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문자에 안내된 번호로 연결하는 순간 피싱범들의 타깃이 되고 ‘080 수신 거부’ 번호를 누르면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져 주의가 요구된다. 직장인 이모(35)씨는 “수신 거부 안내 번호로 전화했더니 그 후로 더 많은 피싱 문자가 오고 심지어는 ‘010’ 번호로 대출 관련 문자도 계속 오더라”고 말했다.
경찰도 보이스피싱 범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고된 보이스피싱 피해는 2016년 1만7040건에서 지난해 3만1681건으로 85%가량 급증했다. 범죄 수법도 날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사기범 대부분이 해외에 있어 피해액 환수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경찰은 사전 예방과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정부기관도 전화 또는 문자로 대출 안내를 하거나 돈을 이체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코로나로 비대면이 늘면서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사이트나 앱을 설치하라는 요구가 많은데 섣불리 이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어 “만약 피싱 문자에 응하게 됐다면 신속히 이동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해 결제시스템을 차단하고 서비스센터를 방문, 휴대전화를 초기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