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K-게임, 코로나 뚫고 2분기 훨훨 날았다

노재웅 기자I 2020.08.13 14:52:55

'3N'부터 '허리'까지 언택트 수혜 입고 호실적 행진
해외매출 확대 고무적…하반기도 대작 출시 잇달아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CI. 각 사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서 게임이 언택트(비대면) 시대의 대표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국내 게임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누려 2분기에 줄줄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넥슨·넷마블·엔씨, 글로벌로 매출동력 확장

13일 엔씨소프트(036570)는 연결기준 올 2분기 매출 5386억원, 영업이익 20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61% 증가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6% 상승한 1584억원으로 집계됐다.

‘리니지M’과 ‘리니지2M’ 두 모바일게임 매출이 합계 3572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리니지M의 경우 최근 출시 3주년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 2분기보다 3분기 더 반등한 매출 신장이 예고된다.

여기에 엔씨는 하반기 대작 출시 및 해외 신규지역 진출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프로젝트 TL’, ‘블레이드 앤 소울2’, ‘트릭스터M’ 등 PC·콘솔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또 하반기 중 리니지2M을 대만 지역에 출시하고, 엔씨웨스트를 통해 리듬 게임 ‘퓨저’를 북미와 유럽에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251270)은 연결기준 올 2분기 매출 6857억원, 영업이익 817억원, 순이익 8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3% 올랐고, 영업이익은 146.1%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4.2% 올랐다. 이승원 넷마블 대표는 12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게임이 언택트 비즈니스인 만큼 코로나19가 유리하게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분기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75%(5144억원)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미, 일본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쿠키잼’ 등이 꾸준한 성과를 낸 결과다. 넷마블은 하반기 자체 및 인지도 높은 IP(지식재산권) 기반의 신작을 앞세워 국내 및 해외 시장 공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넷마블과 빅히트의 두 번째 협업 작품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의 전 세계 동시 출시를 3분기 내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또 넷마블 대표 IP 중 하나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세븐나이츠2’, 스위치 버전인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 등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국내에 출시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A3: 스틸얼라이브’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 중이다.

넥슨은 국내 모바일게임 신작들의 연이은 흥행 돌풍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 6일 넥슨은 일본법인을 통해 연결기준 2분기 매출 7301억원(엔화 645억엔), 영업이익 3025억원(267억엔)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올랐고,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성과다.

특히 국내 모바일 부문 매출이 88%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국내 출시한 ‘V4’가 장기 흥행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바람의나라: 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 모바일’ 등 올해 출시한 모바일게임 신작들의 연이은 성공이 돋보였다.

하반기에는 사전등록에서만 6000만 이용자를 모집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중국시장 점령을 예고하고 있어 더 큰 매출 성장세가 전망된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기대감으로 넥슨은 오는 3분기 매출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최대 63%, 영업이익은 최대 5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중견 게임사들도 언택트 수혜 ‘훨훨’

국내 게임업계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중견 게임사들도 2분기 부쩍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고 활짝 웃었다.

장기간 신작 부재에 시달렸던 웹젠(069080)은 ‘뮤 아크엔젤’의 흥행에 힘입어 2분기 큰 폭의 실적 상승을 이뤘다. 웹젠은 연결기준 2분기 매출 602억원, 영업이익 1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76% 증가한 실적이다.

컴투스(078340)는 매출 1475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게임빌(063080)은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한 405억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네오위즈(095660)는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93% 증가한 매출 722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을 기록했다. 선데이토즈(123420)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336% 오른 매출 260억원, 영업이익 24억원으로 집계됐다.

웹젠을 제외하면 나머지 게임사 모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상위권에 올려놓은 게임이 딱히 없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면서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가 가능해짐에 따라 이러한 호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내 게임사 대다수가 언택트 수혜를 입고 2분기 및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위메이드(112040)펄어비스(263750)는 하반기 반등을 기약했다. 위메이드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고, 영업손실 33억원을 기록했다. 신작 부재 속에서 기존 라이선스 및 모바일 게임들의 매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적자전환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매출 하락세 영향으로 펄어비스도 2분기 다소 침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펄어비스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2.3% 감소한 매출 1317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는 각각 하반기 ‘미르4’와 ‘이브 에코스’라는 모바일 대작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꾀할 전망이다. 아울러 위메이드는 미르 IP를 활용한 ‘미르 트릴로지’를, 펄어비스는 ‘붉은사막’과 ‘도깨비’ 등 대형 신작들의 출시를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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