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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악재에 ‘우수수’…조선株 반등 또 무산되나

유재희 기자I 2017.12.06 16:14:32

장기불황→수주절벽→일감절벽→실적악화 현실화
삼성重 "내년까지 적자 지속…1.5조 유증"
"단기간내 펀더멘털 개선 어려워" VS "과도한 저평가"

자료: 한국거래소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뱃고동 소리가 멈춰버렸다. 장기 불황에 따른 수주 절벽이 일감 절벽에 이어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조선주(株) 를 내던지고 있다. 한때 글로벌 경기 회복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수주 회복 기대감이 커지긴 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수주 정상화와 펀더멘털(기업 체질) 개선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주들이 속해있는 KRX기계장비지수는 전일대비 7.4%나 급락하면서 코스피시장내 업종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삼성중공업(010140) 주가가 전일대비 28.9% 급락한 896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가격제한폭 직전까지 갔고 이 여파로 인해 현대중공업(009540)현대미포조선(010620)·대우조선해양(042660) 주가도 덩달아 3~6%에 이르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중공업이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공시한 것이 조선주 급락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 결정과 관련해 내년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조선업황과 금융기관의 조선업에 대한 여신심사 강화 분위기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의 열악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올해 초대형 수주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번 수주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는 시점은 오는 2019년 이후라는 점에서 단기간내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판단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를 바닥으로 신규 수주와 신조선가 모두 개선되고 있지만 그 강도가 미미하고 실적 악화 속도와 강도는 시장 예상을 웃돌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에 대한 우려가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당분간 조선주의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내년 수주지표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고 주가는 미래 수익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투자자들은 수주 지표개선을 주가에 반영하려 할 것”이라며 “현재 업종 밸류에이션(PER)은 0.7배 수준으로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주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을 제시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국제유가가 60달러에 근접하면서 해양플랜트 발주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유가가 오르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은 조선업 반등의 전조”라며 “또 조선주 밸류에이션이 과거 어닝쇼크 시점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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