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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머리띠男은 없었다" 특수본 수사 종결..유족 반발

김화빈 기자I 2023.01.13 20:48:22

참사 원인은 군중유체화..사고에 초점
이상민·오세훈·윤희근 무혐의..유족 "이해 안 된다"
참사 수사는 서울서부지검으로 넘겨져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사해온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참사 원인으로 ‘군중 유체화’를 지목했다. 사건 초 토끼 머리띠를 한 인물이 고의로 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증언 등에 대해선 허위라고 결론 내렸다. 특수본은 윗선으로 지목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대해선 혐의가 없다고 봤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는 특수본 수사가 미흡했다며 검찰에 윗선 수사를 촉구했다.

지난해 11월29일 이태원참사가 발생하기 5분 전인 오후 10시 10분부터 약 30분간 해밀톤호텔 골목 인근을 촬영한 CCTV 영상.(사진=특수본 제공)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13일 핼러윈 참사 최종 수사 브리핑을 열고 참사 수사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특수본은 참사 원인이 군중유체화라고 밝혔다. 군중유체화란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사람들이 자의로 움직이지 못하고 떠밀리는 것으로 통상 1㎡당 7명의 사람이 몰릴 때 발생한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사고 당시 단위 면적당 인파 밀집을 확인해보니 (참사 당일) 오후 9시부터 10시 26분께 단위 면적당 최소 2.68~12.09명이 군집했다”며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특수본에 따르면 해당 골목의 군중 밀도는 오후 10시 15분께 1㎡당 7.72~8.39명에서 5분 뒤 1㎡당 8.06~9.40명으로 증가했다. 오후 10시 25분께는 1㎡당 9.07~10.74명까지 늘어났다. 세계음식거리의 군중 밀도는 오후 9시 1분께 1㎡당 9.74~12.09명을 기록했으며, 10시 26분께는 1㎡당 8.06~9.40명에 달했다.

2022년 10월 29일 158명이 사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사고현장 골목 CCTV (영상=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김 대변인은 “오후 10시 15분 24초에 한 명이 첫 전도가 됐고, 6초 후인 10시 15분 30초에 또 한 번의 인파가 밀려 내려오면서 여러 명이 전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후에 또 밀려 내려오면서 15초 동안 4번의 전도가 일어났다”며 “이 상황을 모르는 위쪽 인파가 계속 밀려 내려오는 상황이 오후 10시 25분까지 10분간 지속되면서 10m에 걸쳐 수백 명이 겹겹이 쌓이고 끼이는 압사가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특수본은 참사 책임 관련자 수사 결과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24명을 입건해 이 중 혐의가 중한 경찰 4명과 용산구청 관계자 2명 등 6명을 구속 송치했다”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8명, 용산구청 3명,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2명, 서울교통공사 2명, 기타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손제한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장이 이태원 참사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특수본은 유족 등이 참사 ‘윗선’으로 지목했던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선 별도의 서면조사도 벌이지 않고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

이에 대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종철 대표는 이날 참사 수사를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500명이나 되는 거대 조직이 이것밖에 수사하지 못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정민 부대표는 “특수본은 유가족에게 수사 결과나 상황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 중심의 수사가 아니어서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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