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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尹, 日 관계개선 위해 낸 '용기' 야당에도 보여야

송주오 기자I 2023.03.22 16:51:23

멘토 신평 "민중 정서 반하면 진짜 위험해져"
국민 정서 어루만지기 위해 야당 설득 필수
야당과 대립각만 세우는 尹, 국익위해 만나야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민중 정서에 반하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진짜 위험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는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우려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를 주례하며 모두발언에만 이례적으로 23분을 사용한 다음 날이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일관계 개선의 당위성과 근로시간 유연화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한일 정상회담 전후로 급락한 지지율 속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설득에 나섰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발언 취지를 공감하면서도 국민의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제 관계에만 매몰돼선 안된다는 일침이다.

그렇다면 국민 정서는 어떻게 어루만질 수 있을까.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빈손외교를 넘어선 굴욕외교’라고 연일 날을 세우고 있는 야당을 만나 그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거꾸로 한일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얘기하면서 ‘반일을 외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야당을 직격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을 대하는 태도를 바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 번도 야당 대표랑 마주 앉은 적이 없다. 대통령실은 ‘문이 열려 있다’고 말하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일본을 ‘숙명의 이웃’이라고 표현했다. 국익을 위해 ‘숙명의 이웃’인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또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심지어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를 언급하며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적으로 숙명의 이웃이 일본이라면, 국내 정치적으로는 야당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필요했던 ‘용기’를 야당에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진짜 국익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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