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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까지 33도 이상 폭염특보…강원 동해안, 올 첫 열대야

박일경 기자I 2019.05.24 17:53:23

‘서울 33.2도’ 첫 폭염특보…경기·강원·전남내륙·경북북부 등
최고기온 35.9도…올들어 가장 높아 “폭염주의보 확대 가능”
강원 동해안엔 올해 첫 열대야까지…25~26일 주말내내 무더위

대구의 한낮 최고기온이 35도에 달한 24일 오후 동구 율하체육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분수를 맞으며 더위를 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5월의 마지막 주말을 앞둔 24일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일부 경기도·강원도·전남 내륙·경북 북부·일부 경남 내륙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같은 시간 부산에도 폭염특보가 확대됐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22일 대구를 비롯해 경상도 일부에 이어 이튿날에는 경기·울산·서울에도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여름철인 6~8월 일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33도가 넘을 경우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되며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 폭염경보가 발령된다.

이날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3.2도 △인천 27도 △춘천 33도 △강릉 34도 △청주 33도 △대전 32도 △전주 32.4도 △광주 33도 △대구 34.5도 △포항 33도 △부산 27도 △울릉도·독도 27도 △제주 32도 등으로 전국 대부분이 폭염특보 발령 기준인 33도 안팎의 무더위를 나타냈다.

게다가 올 들어 첫 열대야 예보까지 나왔다. 강원 동해안 지역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24일 낮에 오른 기온이 밤사이 충분히 내려가지 못해 25도 이상 유지되면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24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기온분포. (사진=기상청)


◇ 한 달 빨라진 폭염주의보…두 달 일찍 찾아온 찜통더위

이날 5월 일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된 곳과 올 들어 최고기온을 기록한 곳이 속출했다. 경북 포항 35.1도, 강원 홍천 34.2도, 경기 이천과 충북 제천은 33.7도, 충주 33.5도, 청주 33.4도, 춘천 33.1도, 대전 32.7도, 수원 32.6도, 철원 32.5도, 홍성 30.8도 등으로 5월 일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서초구가 34.4도까지 치솟는 등 서울도 33.2도까지 올라 올 들어 가장 높은 최고기온을 보였다. 경상도 영천 35.9도, 경산 35.6도, 경주 35.3도, 강원도 양양 35.1도, 화천 34.3도, 정선 33.8도, 삼척 33.2도 등 올 들어 가장 무더웠다.

작년과 비교하면 한 달이나 빠른 더위다. 지난해 5월에는 한 달 동안 어느 지역에서도 33도 이상을 나타낸 적이 없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미 지난 15일 광주에서 낮 기온이 최고 33.1도까지 오르면서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지난 2008년 6월1일 폭염특보가 시행된 이후 가장 빠른 폭염특보 발표다. 이전에 가장 빨랐던 폭염특보는 2016년 5월19일 경기 동북부지역, 2017년 5월19일 대구광역시 및 경상도 일부지역에 난 기록이 있는데 이를 나흘가량 앞당긴 것이다.

또한 24일 서울에 발효된 폭염주의보는 2015년부터 폭염특보 적용이 5월로 확대된 뒤 두 번째로 빨랐다. 지난해의 경우 6월23일에야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이나 이른 더위다. 기온만 보면 7월 말에서 8월 초에 해당하는 한여름 날씨로 계절이 두 달 정도 빨리 찾아온 셈이다. 최근 10년간(2009년~2018년)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4.4도로 평년(23.6도)보다 0.8도 높았다는 것이 기상청 분석이다.

기상청은 “남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서해안을 중심으로 남서류가 유입되고 있으며 바람이 약한 내륙을 중심으로 일사에 의해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2도를 기록하며 폭염특보가 발효된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학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폭염 주의보→경보’ 상향가능성 적어…“이미 13일 여름 시작”

때 이른 더위는 5월의 마지막 주말인 25일과 26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25일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2도 △인천 25도 △춘천 33도 △강릉 35도 △청주 31도 △대전 30도 △전주 30도 △광주 32도 △대구 34도 △포항 34도 △부산 29도 △울릉도·독도 30도 △제주 30도 등이다. 내일(25일)까지 한낮 기온은 영상 25~35도로 전날(22~30도)보다 2~5도, 평년(21~26도)보다 3~11도나 높아 무덥겠다고 기상청은 예상했다.

일요일인 26일에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인천 27도 △춘천 31도 △강릉 31도 △청주 31도 △대전 30도 △전주 30도 △광주 28도 △대구 29도 △포항 30도 △부산 25도 △울릉도·독도 27도 △제주 28도 등으로 30도를 웃돌겠다.

기상청은 다만 “고온지역의 형성이 24일엔 경북 내륙을 중심으로 25일은 동해안을 중심으로 35도가 넘는 곳이 있겠으나 지역별로는 2일 이상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강화될 가능성은 적어졌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일 아침 기온은 13~26도로 평년(10~16도)보다 1~4도(동해안은 4~10도) 높겠으나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이상 매우 크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제 이미 여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름 시작을 기상학적으로 구분할 때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로 본다”며 “기온이 갑작스럽게 올라갔다 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대개 9일 평균을 기준으로 사용하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5월 13일이 여름의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반 센터장은 “기상청에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여름 시작 일을 통계 내보니 5월 22일이었는데 올해는 5월 13일이니까. 9일 이상 빨리 찾아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때 이른 더위는 다음 주 월요일(27일) 전국에 비가 내리며 꺾일 전망이다. 또 영동에는 건조경보가, 동해안과 제주도·경북 내륙에는 건조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폭염과 더불어 산불 등 화재예방에도 신경 써주시기 바란다고 기상청은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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