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월가에선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습니다. 떨어지는 종목을 가격이 싸다고 샀다간 크게 다치는 일이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떨어지는 칼날을 잡아 보겠냐고 제안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있습니다. 이름도 말 그대로 ‘떨어지는 칼날(Fallen Knives) ETF’입니다.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고요, 종목 이름(티커·Ticker)은 NIFE입니다.
떨어지는 칼날 ETF는 지난달 11일에 처음 주식시장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이 상품의 컨셉은 간단해요. 바로 최근 크게 주가가 떨어진 주식을 사서 이익을 보겠다는 겁니다. 크게 떨어질 때 사는 ‘역발상 투자’를 좋아하는 개인투자자에게 딱인 셈이죠.
자세히 살펴볼까요? 우선 이 ETF는 최근 12개월 동안 가격이 크게 하락한 종목을 우선 걸러냅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재무건전성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또 한 번 스크리닝하죠. 펀더멘털이 안 좋은 종목을 단순히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이유로 산다면 다시 안 오를 가능성이 크니까요. 사실 꽤 튼튼한 종목인데, 시장 상황이 너무 안좋아서 급락해 버린 종목들을 위주로 담겠단 얘깁니다.
그렇다면 이 ETF는 무엇을 담았을까요? 업종별로 보면 헬스케어 업종을 52.44% 비중으로 가장 많이 담았습니다. 그 다음 많이 담은 업종이 IT업종(23.80%), 산업재(7.82%), 필수소비재(4.28%) 순입니다.
종목별로 구체적으로 보면요, 심장보조기구 업체 아비오메드가 6.39%의 비중으로 가장 많이 담겨있습니다. 이어 제약업체 리제네론(5.92%), 생명공학회사 일루미나(5.86%) 순이죠. 이외 비중이 높은 종목 10종목 중에선 엔비디아(5.64%)도 있고요, 머신비전 회사 코그넥스(5.47%)도 있습니다.
상장한 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일단 주가는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 15일(현지시간)까지 주가는 총 10.9% 올랐죠.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가 5.3% 올랐으니까 두 배 가량 오른 셈입니다. 15일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죠. 물론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머쓱한 ‘최고치’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