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의 큰 그림?…TK 후원회장 만나고 당에 쓴소리

유태환 기자I 2020.02.14 16:35:18

김사열 경북대 교수에 "통합 후원해달라"
임미리 교수 고발에도 "문제 있다" 의견
향후 대권 행보 위한 밑그림이란 분석
"모든 언행, 2022년 타임라인에 맞춰져"

이낙연 전(前) 국무총리가 13일 자신의 후원회장인 김사열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오찬 회동 뒤 찍은 사진. (사진=이낙연 전 국무총리 캠프)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이낙연 전(前) 국무총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TK(대구·경북) 지역 출신의 후원회장과 오찬을 하고 당에 쓴소리를 던진 것을 공개하는 등 대권을 향한 큰 그림을 그리고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이 전 총리 캠프에 따르면 그는 전날 자신의 21대 총선 후원회장인 김사열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오찬 회동을 통해 첫 공식 만남을 가졌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이 전 총리는 “이번 총선이 우리 사회 통합과 평화의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고 미래를 위한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후원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김 교수 또한 “실용진보 노선을 통한 종로와 대한민국의 합리적 변화와 발전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가 TK 인사를 후원회장으로 낙점한 것은 정치적 이력을 보완하기 위한 방편이란 게 중론이다. 16대부터 전남에서만 내리 4선을 하고 전남지사를 지낸 이 전 총리는 호남이 정치적 기반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영남 출신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인식이 상당하다. 이 전 총리 역시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동진(東進) 전략의 일환으로 김 교수에게 후원회장직을 맡겼다는 평가다.

이 전 총리는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던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고발에 대해서도 할 말을 했다. 그는 당이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취지의 칼럼을 개재한 임 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해 윤호중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의식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이 고발을 취하한 뒤 최민희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총리의 지적으로 고발 취하”라고 적기도 했다.

이 전 총리의 의도와는 별개로 대권을 의식한 밑그림으로 읽힐 수 있을 만한 행보의 면면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공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도 이 전 총리는 25%를 얻어 10%에 그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5%로 3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이재명 경기지사가 3%로 공동 4위였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이 전 총리의 시선은 2020년 4월이 아니라 2022년에 가 있다”며 “본인이 의식하든 말든 대선주자 1위”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 전 총리의 모든 언행은 대선 타임라인에 맞춰져 있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편 인용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4%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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