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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 전 총리 캠프에 따르면 그는 전날 자신의 21대 총선 후원회장인 김사열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오찬 회동을 통해 첫 공식 만남을 가졌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이 전 총리는 “이번 총선이 우리 사회 통합과 평화의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고 미래를 위한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후원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김 교수 또한 “실용진보 노선을 통한 종로와 대한민국의 합리적 변화와 발전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가 TK 인사를 후원회장으로 낙점한 것은 정치적 이력을 보완하기 위한 방편이란 게 중론이다. 16대부터 전남에서만 내리 4선을 하고 전남지사를 지낸 이 전 총리는 호남이 정치적 기반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영남 출신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인식이 상당하다. 이 전 총리 역시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동진(東進) 전략의 일환으로 김 교수에게 후원회장직을 맡겼다는 평가다.
이 전 총리는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던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고발에 대해서도 할 말을 했다. 그는 당이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취지의 칼럼을 개재한 임 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해 윤호중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의식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이 고발을 취하한 뒤 최민희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총리의 지적으로 고발 취하”라고 적기도 했다.
이 전 총리의 의도와는 별개로 대권을 의식한 밑그림으로 읽힐 수 있을 만한 행보의 면면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공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도 이 전 총리는 25%를 얻어 10%에 그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5%로 3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이재명 경기지사가 3%로 공동 4위였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이 전 총리의 시선은 2020년 4월이 아니라 2022년에 가 있다”며 “본인이 의식하든 말든 대선주자 1위”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 전 총리의 모든 언행은 대선 타임라인에 맞춰져 있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편 인용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4%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