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투자포럼]김영익 "디플레시대…빚 줄이고 高배당주·ETF에 투자"

유재희 기자I 2016.08.11 15:26:46

11일 ‘2016 이데일리 주식투자포럼’ 개최
김영익 서강대 교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과 대응’
“박스피 탈피 어려워…중국·베트남·브라질 투자 고려”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1987년 블랙먼데이, 1997년 아시아국 외환위기, 2008년 선진국 금융위기, 2017년 ?’

“글로벌 경제의 성장 과정에서 위기는 주기적으로 반복됐다. 앞으로 우리가 맞닥트릴 위기는 디플레이션. 즉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2016 이데일리 주식투자포럼’ 강사로 나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현재의 심각한 공급 초과 상태는 수요 회복 보다는 공급 측면의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투자 기업 선별에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기 디플레이션 시대 진입…“부동산 비중 줄여라”

김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장기 디플레이션 시대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잠재 능력 이하로 성장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고용이 회복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수준보다 낮은 상태에서 성장하고 있어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한다는 것.

그는 “각국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 유럽 중앙은행이 연쇄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결국 환율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10년은 디플레이션 시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경제도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부채 감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동산은 점차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가계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글로벌 통화체제가 바뀌는 과정에서 금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점쳤다.

◇“박스피 탈피 당분간 어려워”

그는 박스피(코스피 1800~2100포인트)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당분간 쉽지 않다는 것. 오히려 하반기로 갈수록 조정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도 1100원 밑으로 떨어진(원화강세) 가운데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매수도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 교수는 디플레 시대의 투자 전략으로 저변동성·고배당주식, 채권, 헤지펀드, ETF 등으로의 투자 다변화를 제안했다. 특히 자산 가격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헤지펀드와 각종 ETF에 대한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주식 전략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 주가는 일정 범위 내에서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변동성이 적고 배당금을 많이 지급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금리는 2%대에서 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자산의 30% 이상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고려해 장기 국채 및 우량 회사채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 교수는 앞으로 글로벌 소비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할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중국 소비 행태 분석을 바탕으로 중국 내수 관련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다만 중국 기업의 과도한 투자로 인한 기업 부실이 은행 부실로 이어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대대적인 기업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투자 중심의 경제 성장에서 소비 중심의 경제 성장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시기가 중국 내수 우량 기업에 투자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중국 내수 우량기업 외에도 베트남, 브라질쪽도 좋아 보인다”며 “특히 브라질의 경우 리우 올림픽 이후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브라질 국채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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