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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원순 전 비서 "법정서 '이러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다"(상보)

박기주 기자I 2020.07.13 14:50:28

박 시장 전 비서 측, 오후 2시 입장 발표
"처음 그 때 신고했다면…긴 시간 홀로 힘들고 아팠다"

[이데일리 사건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前) 비서 측이 입장을 발표했다.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비서 측이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이용성 기자)
박 시장의 전 비서 A씨의 변호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피해자 A씨가 직접 적은 입장문을 대독했다. A씨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미련했고, 너무 후회스럽다”며 “처음 그 때 신고했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지만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며 “거대 권력 앞에서 힘 없도 약한 저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고, 안전한 법정에서 그 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지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라며 “그래서 너무 실망스럽고 아직도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피해자의 입장문 대독에 앞서 변호인 측이 박 시장에 대한 고소 취지 등을 설명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우리가 접한 피해사실은 비서가 시장에 의해 거부나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무시간뿐만 아니라 퇴근 후에도 사생활을 언급하고 신체를 접촉하고 사진을 전송하는 등 전형적인 권력 위력에 의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소장은 “피해자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라고 하거나 비서의 업무는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라고 하는 등 사소화하는 반응이 이어져 더는 피해가 있다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피해자는 부서 변경을 요청했지만 시장이 이를 승인하지 않는 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박 시장이 본인의 속옷차임 사진을 전송하거나 늦은 밤 비밀대화 요구, 음란한 문자 발송 등 가해 수위가 점점 더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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