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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재계 30위권 추락 위기…금호석화는 공식 그룹사 출범

이재호 기자I 2015.11.03 16:01:23

박찬구 회장 측 8개사 금호아시아나 계열 제외
'형제의 난' 겪으며 사세 위축…순위 하락 전망
금호석화, 내년 4월 대기업집단 신규 지정 유력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계 순위가 30위권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박삼구 회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이 떨어져 나가면서 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금호석화는 내년 4월 대기업집단으로 새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그룹 경영 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8개 계열사가 제외됐다.

금호석화,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티엔엘, 금호폴리켐, 금호알에이씨, 금호개발상사, 코리아에너지발전소 등이다. 여기에 철도솔라와 여수페트로 등 2개사도 조만간 금호아시아나 계열에서 빠질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금호아시아나가 공정위를 상대로 “금호석화 등 8개 계열사를 금호아시아나 소속 회사로 지정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금호아시아나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는 1심과 2심에서 승소했으며 대법원도 하급심과 비슷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금호석화 계열을 금호아시아나에서 제외했다”며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대법원 본안 소송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바람대로 금호석화와 갈라서는 데 성공했지만 재계 내 위상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공정위가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 금호아시아나는 자산총액 18조8000억원으로 25위에 올랐다. 하지만 금호석화가 빠지면 13조원 중반대로 줄어들어 자칫 20위권 밖으로 추락할 수 있다. 29위를 기록한 현대그룹의 자산은 12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047040)대한통운(000120) 등을 인수하며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사세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금호석화는 내년부터 공식적인 그룹사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5조원을 상회하는 5조3000억원대 자산을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재계 순위를 감안하면 60위 안팎이 예상된다.

공정위는 매년 4월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과 순위를 발표한다. 이에 따라 금호석화는 반년 정도 대기업집단이 이행해야 할 상호출자 및 신규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중요 경영상황 공시 등의 의무가 유예된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금호석화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의무를 벗어나는 경영활동을 진행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6년 전부터 독립 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계열 제외는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금호석화의 자산 규모 등이 대기업집단 요건을 충족하는 만큼 제도 밖에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호석화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020560) 지분 12.6% 등) 지분 보유와 관련해 해결할 문제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형제의 난’을 겪으며 완전히 갈라서게 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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