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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했다.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선 것은 1996년 노태우·전두환 대통령 이후 21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군림했던 최씨도 피고인석에 섰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을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40년 인연에도 불구하고 이날 서로를 외면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모두 정면에 있는 검사만을 바라봤을 뿐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오른편에 앉은 유영하 변호사와는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최씨가 앉은 왼편으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장시간 읽어 내려간 범죄혐의를 눈을 감고 들었다.
국정농단 사태 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미안함을 자주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 최씨는 이날 울먹이는 목소리로 재판장의 질문에 대답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한편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에서 박 전 대통령은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전직 대통령’이라는 대답 대신 “무직입니다”라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을 이날도 몇 개의 핀을 이용해 트레이드 마크였던 ‘올림머리’를 유지하고 재판장에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의 손질을 받지 않아 엉성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