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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찾아라"…대대적 수색에도 '故정민씨 친구폰' 오리무중

공지유 기자I 2021.05.10 16:29:39

경찰·민간수색팀, 10일 휴대전화 등 유류품 수색
친구 A씨 부자 신상유포·추측 무성…9일 조사
경찰 "상황 재구성 총력…실체적 진실 찾을 것"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의 휴대전화 등 유류품을 찾기 위한 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민간수색팀이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오전 서울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 20여명이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경찰·민간잠수팀까지…‘아이폰8 스페이스그레이’를 찾아라

10일 오전 11시쯤부터 서울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 20여명은 반포한강공원 수상 택시 승강장 인근 강변 수색을 이어갔다. 경찰은 꼬챙이 등으로 공원 수풀 주변을 집중적으로 헤집었다. 손씨가 실종되기 직전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의 휴대전화(아이폰8)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낮 12시 30분쯤부터는 휴대전화 수색 자원봉사에 나선 민간 심해잠수팀 3명이 수상택시 선착장 앞 가로 200m, 세로 100m 구역에서 수중 수색 작업을 시작했다. 수중 수색 작업 1시간여 만인 오후 1시쯤, 이후 오후 3시 20분쯤 휴대전화를 각각 1대씩 발견했지만 모두 아이폰 기종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수중 수색을 벌인 뒤 강변으로 나온 김철주 심해잠수팀(UTR) 본부장은 “현재 수심이 3.4m, 수온이 15도인데 시야는 많이 나와봐야 15cm밖에 되지 않는다”며 “눈앞도 잘 안 보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수중수색을 하는 구역에서는 보통 99%는 (물체를) 탐지한다고 보면 된다”며 “탐지가 안 된다는 건 휴대폰이 없다는 걸로 봐도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간 심해잠수팀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까지 수색을 한 뒤, 11일에도 A씨의 휴대전화를 찾는 수중 수색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손씨가 실종 장소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반포한강공원에는 여전히 그를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공원을 지나는 시민들은 벤치 위에 쌓인 국화꽃과 선물, 쪽지를 바라보며 “너무 안타깝다”고 읊조렸다.

한강 근처를 자주 지나간다는 70대 강남구 주민 양모씨는 이날 오전 눈물 고인 눈으로 한강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양씨는 “너무 마음이 아프고 잘 해결됐으면 좋겠어서 지나는 길에 들렀다”며 “너무 마음이 아프고 하루 빨리 사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흐느꼈다.

강모(56)씨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안타깝고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서 와봤다”며 “부모 가슴이 미어질텐데 손이라도 잡고 위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국화꽃과 의사 가운이 놓여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A씨 가족 향한 공분 여전…경찰 “행적 재구성 위해 최선 다할 것”

손씨의 사망 행적을 파악이 열흘이 넘도록 진전을 보이지 않자 국민들의 분노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온라인에서는 친구 A씨와 A씨 가족에 대한 신상이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다.

1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A씨와 그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상정보가 떠돌고 있었다. 당초 A씨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의 아들이라는 루머가 돌자 병원 측에서 곧바로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한 바 있다.

이후 A씨의 아버지의 병원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인터넷에서 퍼졌고, 해당 병원 사이트는 접속마비됐다. 포털 지도 앱에서도 별점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손씨의 마지막 동영상에 담긴 ‘골든 건’의 의미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는 손씨가 즐기는 게임 등급 ‘골드’를 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대생들 사이 시험을 망쳤다는 의미의 은어로 쓰였을 거라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손씨와 A씨가 힙합에 대한 얘기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골든’이라는 가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호적 상황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친구 A씨와 그의 아버지를 소환해 10시간 동안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각각 다른 공간에서 조사받았고, 변호사를 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손씨가 실종된 뒤 시신으로 발견된 날의 상황 재구성을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 54대와 한강공원에 출입한 차량 133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또 A씨 어머니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 받아 포렌식 분석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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