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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재미동포 동문, 모교에 10억원 쾌척

신하영 기자I 2020.09.25 16:10:56

美서 병원 운영하는 윤흥노씨, 은퇴자금 기부
고대 의대 졸업 후 미 워싱턴DC서 병원 열어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고려대 재미동포 윤흥노(사진) 씨가 모교에 평생 모은 은퇴자금 87만 달러(한화 약 10억 4000만원)를 기부했다.

사진=고려대


고려대는 의학과 64학번인 윤흥노 교우가 고려대 국제재단을 통해 의료원에 87만 달러를 기부 약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윤 씨는 고려대 의대 졸업 후 1973년 미국으로 이민을 간 재미동포다. 당시는 베트남전으로 의사가 부족했던 미국이 외국인 의사에게 문호를 개방하던 시절로 국내 의대 졸업생 35% 정도가 미국행을 택했다. 윤 씨는 미국으로 건너간 뒤 1978년 워싱턴DC에 아나코스티아에 병원을 열었고 지금까지 40년 넘게 병원을 지키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1975년 워싱턴에서 전공의 수련 중이던 윤 교우에게 워싱턴DC의 흑인 거주지 아나코스티아 주민들이 찾아와 마틴 루서 킹 암살 여파로 황폐해진 동네에 병원을 열어달라고 부탁했다”며 “윤 교우는 슈바이처와 같은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1978년 아나코스티아에 병원을 열었고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남북통일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2017년 8월부터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 지사장을 맡고 있으며, 같은 해 11월부터는 민족문제연구소 워싱턴지부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윤 씨가 기부한 돈은 평생 모은 은퇴자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모교에는 빚을 진 것 같은 느낌이 늘 있었는데 어떻게 갚아야할까 생각하다가 인생을 정리하기 전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아내가 흔쾌히 뜻을 같이해주고 조금이라도 빨리 기부하라고 권유해줘 감사하다”고 했다.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의술이 가장 필요한 곳에서 헌신해 오신 윤흥노 교우께 존경을 표한다”며 “윤 교우께서 전해준 정성은 고려대의료원이 첨단의학 기술을 연구하는데 귀하게 쓰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기부에서 매개 역할을 한 고려대 국제재단은 1997년 10월 미주 교우들의 노력으로 뉴욕에서 창설, 23년간 모교에 800만 달러 이상을 성금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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