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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교수들이 본 안희정 "가면 쓴 인격 드러난 것"

박경훈 기자I 2018.03.06 15:22:42

피해자는 언어·비언어적으로 거부 표현했었을 것
가해자는 긍정적인 추억으로 저장
폭로 5시간 전 미투 지지 강연 "심리적 미성숙 상태"
연이은 폭로, 감정적 대응보다는 제도 재정비 해야

석정호(왼쪽) 강남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연정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정신학적으로 ‘페르소나’(Persona), 즉 사회적으로 인지하는 자신과 내면의 자신이 달랐던 것이죠.”

최근 불거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논란을 비롯한 일련의 미투(Me too) 운동을 두고 정신의학과 교수들은 이같은 진단을 내렸다. 정신의학과 교수들은 “(최근 미투 폭로는) 내가 입은 손해·불이익보다 상대방이 입는 처벌로부터 오는 변화가 더 클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석정호 강남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6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가해자의 착각’을 지적했다. 석 교수는 “반복적으로 성폭행이 이뤄졌다면 피해자도 언어·비언어적으로 싫다는 표현을 분명히 했었을 것”이라며 “이와 반대로 가해자는 그 기억을 긍정적인 추억으로 머리 속에 저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연정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역시 “가해자 입장에서 혼자서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고 착각했을 확률이 크다”며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대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이은 미투 폭로 중 특이할 만한 점은 안 전 지사의 행태다. 그는 폭로가 일어나기 약 5시간 전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는 강연을 펼쳤다. 석 교수는 “정치적으로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서 속 마음이나 의도와는 정반대 욕구를 지닌 ‘심리적 미성숙’ 상태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미투 운동이 없었다면 안 전 지사가 과연 그와 같은 강연을 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투 운동을 보면 위계에 의한 성폭행 이후에도 가해자와 피해자는 함께 사회생활을 지속했다. 이에 대해 석 교수는 “무서웠다면 아예 회피를 했을 것”이라면서 “복수할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 했기 때문에 업무상 마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폭로와 별개로 직업을 유지해야 하는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사회에서 나를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두려움 또한 내면에 존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로는 피해가 덮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을 때 한다는 게 교수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이밖에 이연정 교수는 폭로 이후 우리 사회가 갖춰나가야 할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로지 감성적으로 대응하면 자칫하다 ‘마녀사냥’식 여론몰이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국가적으로 또 각 조직적으로 제도적인 보호나 규칙을 재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성추행 폭로 #Me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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