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흔히 하루 한두 잔의 술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어 술을 마시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보통 알코올이 일으키는 대표적인 암으로 간암을 떠올리지만 구강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대장암, 직장암, 유방암 등 6가지 암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루 1잔의 가벼운 음주에도 암 발병위험이 구강인두암 17%, 식도암 30%, 유방암 5%, 간암 8%, 대장암은 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2016년 보건복지부는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시기’로 돼 있는 기존의 암 예방 수칙을 10년 만에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음주율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21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 음주율(최근 1년간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은 지난 2017년 62.1%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남자 2명 중 1명(52.7%), 여자 4명 중 1명(25%)은 월 1회 이상 폭음(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의 경우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 음주)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국립암센터가 암 예방 10대 수칙의 항목별 실천율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의 실천율이 2007년 69.1%에서 2016년 56.4%로 오히려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준 원장은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흡수, 분해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발암물질이 생성된다”며 “소량의 음주로도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하고 있다면 암 발병위험은 훨씬 더 커진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이면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비흡연자이면서 비음주자인 경우보다 식도암 발병위험이 최대 5.6배에 달했다. 전 원장은 “음주와 흡연은 같이 하면 할수록 알코올과 담배에 섞인 발암물질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위험도를 높인다”며 “특히 식도와 구강, 인후두 부위는 음주와 흡연시 직접 닿는 곳이기 때문에 암에 더 노출되기 쉽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한 해 3천 명 이상이 음주로 인해 암이 발생하고, 1천 명 이상이 음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며 “암은 잘못된 습관이 쌓여 발생하는 생활습관병이므로 건강을 위협하는 음주습관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바로잡아 암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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