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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사 처우개선 국고지원 70→50%…사립대들 강사 더 줄일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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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I 2020.11.09 15:35:25

강사법 처우개선 국고 예산 429억→265억으로 삭감
2021 정부 예산안 분석…“국고 지원비율 50%로 하향”
강사법 시행 이후 2년간 대학 시간강사 1.1만명 줄어
“국고 지원마저 줄이면 강사 대량해고 불 보듯” 반발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대학 강사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투입될 내년도 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38%나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뜩이나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으로 대학의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 지원마저 줄게 돼 강사 대량 해고가 우려된다.

강사공대위가 지난해 6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강사법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조치를 요구하는 학생·강사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강사 처우개선 국고지원 38% 삭감

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2021년도 정부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사립대 강사처우개선사업의 국고 지원 예산이 올해 429억원에서 내년에는 265억원으로 164억4600만원(38%)나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종전까지는 강사 고용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 604억원 중 약 70%(429억원)를 국고로 지원했지만 내년부터는 이 비율이 50%로 하향 조정된다. 나머지 50%는 대학이 사학진흥기금을 통해 융자를 받아 충당하라는 것. 정부가 강사법 시행으로 인한 강사 대량 해고를 막는다며 강사처우개선사업을 시작했지만 3년도 되지 않아 국고 비율을 확 낮춘 셈이다.

정부가 강사 인건비를 실질적으로 보전해주는 강사처우개선 예산을 삭감하면서 강사들에 대한 대량 해고가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강사법 시행 이후 대학은 1만명 이상 강사를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대 국회 당시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전국 40개 국립대를 대상으로 강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강사법 시행 이후 전체 강사의 약 14%가 감축됐다. 2018년 2학기 대비 2019년 2학기 강사 현황을 비교한 결과 전국 국립대에서 강사 1888명(14%)이 감소된 것.

최근 교육부가 추산한 전국 강사 수도 강사법 시행 이전보다 약 1만1000명 감소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 강사법 시행 직전 전국 강사 수는 약 7만2000명으로 지난해까지 약 2만2000명이 감축됐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교육부가 각종 사업 평가에서 강사 고용 안정 지표를 도입하면서 올해까지 1만1000명의 강사가 추가 채용됐다. 지금은 약 6만1000명의 강사가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강사단체 “강사법 책임 대학에 전가”

강사법은 시간강사에게 고등교육법상 교원의 지위를 부여, 임용 기간 중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강사법 시행에 따라 대학은 강사 임용 시 최소 1년 이상으로 계약해야 하며 방학 중에도 임금을 줘야 한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강사에게 최소 3년까지는 재임용 절차를 보장토록 했다. 대학들은 방학 중 임금이 추가되면서 강사법 시행에 따른 재정 부담을 우려했다. 교육부가 전국 시간강사들이 받는 연간 강의료 총액(4616억원) 중 방학기간인 4개월 치 강의료 577억원을 지원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처우개선사업 시행 3년도 되지 않아 관련 국고지원 예산을 429억원에서 265억원으로 삭감키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강사단체도 반발하고 있다.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자문위원장은 “정부가 시간강사 처우 개선·고용 안정을 목적으로 강사법을 도입해놓고 이제 와 책임을 대학에 떠넘기려 한다”고 지적하며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등록금 반환 요구 등으로 사립대들이 재정난을 호소하는 상황이라 국고지원 예산까지 줄게 되면 강사 대량 해고는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교육부 “국고 70% 유지 위해 노력할 것”

교육부도 이런 우려 탓에 당초 2021년도 관련 예산으로 379억원을 요구했다. 교육부가 최근 추산한 전국 강사 수 6만1000명을 기준으로 국고지원 비율 70%를 유지하는 안이다. 전년대비 예산액을 급격히 줄이면서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한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정당국이 정부 예산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114억원을 삭감한 것.

교육부 관계자는 “2018년 강사법 시행 전 관련 예산을 책정하면서 3년차에는 국고 지원비율을 50%로 낮추기로 했다”면서도 “하지만 강사법 안착을 위해서는 내년에도 국고 지원을 70%로 유지해야 한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며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런 입장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이은주 의원도 “학령인구 감소, 코로나19 여파로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은 대학일수록 강사 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정부안대로 예산안이 처리되면 강사법이 안착되기도 전에 정부가 이를 흔드는 격인 만큼 국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재정당국과 여당의 노력을 촉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1학기 대학 강사 고용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학 시간강사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강사법 시행에 앞서 대학이 강사 7834명을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법을 피해보려 겸임·초빙교수 등으로 전환한 경우는 300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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