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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사업 재편 속도…친환경에 11조 투자"

박순엽 기자I 2022.05.19 15:19:49

‘2030년 매출액 50조원’·‘탄소 감축 성장’ 목표
고부가·친환경 사업 비중 매출액 60%까지 확대
수소·전지소재·리사이클 산업 주도권 확보 나서
“그룹사 시너지 발휘해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8년에도 ‘2030년 매출액 50조원’이라는 비전을 발표한 적이 있지만, 그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심으로 사업 환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실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사업역량을 한데 모아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고자 친환경 사업을 포함한 사업별 투자 규모와 매출액 등을 구체화한 새로운 비전을 마련했습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19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30 비전·성장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재무적 목표인 ‘2030년 매출액 50조원 달성’에 비재무적 목표인 ‘탄소 감축 성장’을 더해 목표를 재정립했다”며 “오는 2030년까지 고부가가치 특화(스페셜티) 제품과 친환경(그린) 사업 비중을 매출액의 6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케미칼)
“수소·전지소재·리사이클 등 친환경 사업 확대”

이날 롯데케미칼(011170)은 ‘2030년 매출액 50조원’과 ‘탄소 감축 성장’을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범용 석유화학 사업과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수소에너지·전지소재·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등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사업 주도권 선점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범용 석유화학 사업에선 지역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확대 등을 통해 지난해 11조원이었던 매출액을 2030년까지 20조원까지 끌어올리고,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에선 기존 제품군을 확대하며 범용 사업 제품의 고부가화,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친환경 소재 등 신규 사업군 진출 등으로 같은 기간 매출액을 7조원에서 18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전 세계적인 ESG 경영 기조와 탈(脫) 탄소 정책에 발맞춰 친환경 사업에 총 11조원을 투자, 연 매출액 12조원을 달성할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친환경 사업과 관련해 “롯데그룹 화학군 내 분산된 사업역량을 결집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적시에 적절한 제품을 필요한 곳에 공급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수소에너지사업단장(왼쪽부터),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준 전지소재사업단장 (사진=롯데케미칼)
우선 수소에너지 사업에선 203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자해 120만톤(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활용해 연 매출액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암모니아 공급 인프라 △글로벌 사업 경험 △국내·외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충분한 투자 여력을 앞세워 국내 수소 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진구 수소에너지사업단장(대표)은 “회사 연구소와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수전해·CCUS(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 등 수소 핵심 기술 개발과 해외 청정 암모니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나 국내·외 전략적 파트너 등과 연내 합작사를 설립해 충전소·발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지소재 사업엔 2030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솔루션 분야에서 4조원, 리튬메탈 음극재·바나듐 전극재 등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1조원의 연매출을 거둘 계획이다. 이영준 전지소재사업단장(대표)은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소재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소재 시장을 선도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예산 중 60%가량을 미국 시장에 투입하는 등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확대한다. 미국 내 전지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현지법인을 올 상반기 내 설립하고, 현지 공장 건설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양극박·전해액 소재 공장의 미국 현지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또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사업엔 1조원을 투자 해당 소재 사업 규모를 100만t 이상, 연매출 2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물리적 재활용을 통한 PCR(재활용 원료) 제품 판매를 44만t까지 늘리고, 중장기적으론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41만t, 열분해 기술 상용화를 통한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제품 15만t 생산을 추진한다.

김연섭 ESG 경영본부장은 “고품질·고기능성 수지 제조 역량과 페트 생산 능력, 정유업체와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사업을 구축할 수 있다”며 “현재 1만 4000t 규모로 판매 중인 바이오 페트 제품을 연간 7만t까지 늘리고, 생분해 플라스틱은 기술을 확보하는 대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이 19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30 비전·성장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충분한 기술과 역량 갖춰…물적 분할 검토 안 해”

이날 롯데케미칼은 기존 사업역량과 자본을 토대로 친환경 사업의 주도권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예를 들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해외 진출을 하면 소재 공장이 함께 가야 하는데, 소재 회사 중엔 자본력 있는 곳이 잘 없다는 게 문제”라며 “그런 점에서 충분한 기술과 역량이 있는 회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부회장은 투자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신규 사업 투자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 대한 신·증설 투자금을 포함하더라도 그 기간 중 벌어들이는 수입에서 10조원 정도 여력이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이나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각 사업 부문에 대한 물적 분할도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가입도 추진한다. 에너지 효율 개선과 CCU 적용 확대, 수소·신재생에너지 도입으로 2030년까지 2019년 탄소 배출량 대비 25%를 줄이고, 2050년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순환과 공존의 사회적 가치 창출 △그린 이노베이션 등도 ESG 전략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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