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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협하던 中스마트폰의 추락‥연쇄부도에 판매 급감

안승찬 기자I 2019.05.28 15:28:45

브이썬, 지오니 등 중소업체 파산..HTC, TCL 등도 유동성 위기
중국 내수시장도 고점 찍고 내림세..‘약한 고리’ 먼저 붕괴
버티던 1위 화웨이도 美공세에 휘청..“美·유럽서 화웨이폰 사라질 수도”

(사진=AFP)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위협하던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연쇄 부도 위기에 직면했고, 1위 기업인 화웨이마저 마국의 제재조치로 판매 급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스마트폰 위탁생산업체 ‘브이썬(Vsun)’이 지난 19일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이썬은 이미 전 직원을 해고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브이썬은 80여개 부품업체로부터 최소 1억7000만위안(약 292억원)의 빚을 진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브이썬은 중국의 대표적인 중소 스마트폰 위탁생산업체 중 하나다. 베트남 스마트폰 브랜드 모비스타와 함께 인도에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때 ‘중국판 노키아’라 불리던 스마트폰업체 ‘지오니’도 지난 3월 파산했다. 지오니는 2002년 설립 이후 줄곧 중국 스마트폰 상위권을 달리던 기업이다. 연간 3200만대를 판매하며 한때 전세계 시장 점유율 2.2%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년여만에 점유율이 0.1%로 곤두박질쳤다. 200억위안(약 3조4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이상 신호는 이외에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메이주, HTC, 스마티잔, 쿨패드, TCL 등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이 연쇄 파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중국 내수시장이 위축된 게 결정적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경쟁력이 약한 중소업체부터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2017년 4억5960만대에서 작년 4억850만대로 11% 줄어들었다. 지난 2017년 출하량이 4% 감소한 데 이어 감소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은 1억790만대로, 5분기 연속 내림세다. 시장이 고점을 찍고 침체기로 접어들자 약한 고리가 먼저 터져나온 셈이다.

차이신은 “중국의 중소 스마트폰 업체들이 유명 브랜드의 시장 잠식을 견디지 못하고 속속 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IT업체인 화웨이 역시 미국의 공세로 출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과 거래할 때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화웨이의 이름을 올렸다. 화웨이와 거래를 끊는 미국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푸본리서치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미국의 제재가 계속될 경우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의 출하량은 작년보다 최대 2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스마트폰 담당 책임자 린다 쑤이는 “중국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화웨이가 파산하지는 않겠지만,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앞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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