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은 "사실상 양적완화"…3개월간 무제한 유동성 공급

원다연 기자I 2020.03.26 12:01:38

한은, 정례 RP매입으로 시장 유동성 전액 공급
"코로나19 충격,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커"
"사실상의 양적완화라고 봐도 틀리지 않아"
"정부보증시 회사채 매입 가능, 국민공감대는 다른문제"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다음달부터 석달간 금융기관에 무제한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시의적절한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4월부터 3개월간 일정 금리수준 하에서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하는 주단위 정례 RP(환매조건부채권)매입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0.85%(기준금리+0.01%포인트)를 상한 금리로 매주 1회 RP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이다. RP매매 비은행 대상기관도 기존 5개사에서 16개사로 확대되고 대상증권에 8개 공공기관의 발행채권도 추가된다.

한은의 이같은 전액 공급 방식의 유동성 지원 조치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이뤄진 적이 없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이같은 조치를 두고 “사실상의 양적완화로 봐도 틀린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음은 윤면식 부총재와 일문일답 전문이다.

-오늘 발표된 ‘전액공급방식 유동성 지원’은 사상 처음 이뤄진 조치이다. 현재 상황이 과거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엄중한지 현재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단해달라.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시장에서는 자금조달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 상황이 과거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엄중하냐고 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는 대다수가 그 충격이 크다고 할 것이다.

외환위기 때에는 충격이 아시아 일부 국가에 한정됐고 그 당시 우리나라가 여러 구조적 문제점도 갖고 있어서, 그 때의 충격보다 지금이 더 큰지 아닌지는 더 지나가봐야 알 것이다. 한은은 현재 충격이 크지만 감염병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IMF 당시보다 더 커질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조금 지켜보고 있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최상의 경계감을 갖고 현재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상응하는 안정조치 취해나갈 예정이다.

-시장유동성 수요를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를 ‘사실상의 양적완화’로 볼 수 있나. 이번 RP 매입 조치가 주요 기축통화국 중앙은행이 실시 양적완화와 어떻게 같고 다른지 설명해달라. 아울러 국고채 직매입 대신 무제한 RP매입 방식을 선택한 이유도 설명해달라.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취하는 양적완화는 정책금리를 제로금리 수준까지 낮춘 다음에 더이상의 정책 수단 여력이 없기 때문에 돈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때의 공급방식은 주로 국채나 MBS 등 여타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그때의 양적완화는 규모나 기간을 특정해서 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저희가 오늘 발표한 전액 공급 방식의 유동성 지원제도는 성격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 0.75% 수준 하에서 비록 기간을 정해놓고 하는 거지만, 시장의 수요에 맞춰서 시장 수요 전액을 공급하겠다고 한 것을 ‘사실상의 양적완화 아니냐’고 물어봤을때 꼭 아니다라고 이야기할 순 없고, 그렇게 보셔도 크게 틀린 건 아니다라는 말씀으로 대신하겠다.

국고채는 지금 금융시장에서 신용위험 없고 유동성이 높은 채권이다. 그 채권에 대해서 저희가 1.5조원 규모로 한번 매입을 했다.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국고채를 매입할 수 있지만 현재 금융시장에서 스트레스받고 있는 시장은 국고채 시장이 아니라 여타 채권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은이 직접적으로 시장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회사채 등 여타 CP시장까지 매입 대상을 확대할 것이냐는 별도의 논의이다. 하지만 일단 한은이 이번에 RP대상채권을 은행채를 넘어서 공공기관 발행 채권으로 확대한 것이, 현재 시장에서겪고 있는 어떤 원활하지 못한 작동을 해소하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한다. 그래서 국고채 단순매입 방식도 배제하는 건 아니지만 그것보다도 이번에 시장수요에 맞춘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제 도입했다는 말씀을 드린다.

-RP매입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으로 인해 한은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있나. 또 이번 조치를 통한 유동성 공급액 추정치는 얼마인가.

△한은이 이번에 확대하기로 한 대상 증권의 범위는 국제신용평가회사에 의해서 우리나라 국가신용과 동일한 신용등급을 가진 채권, 국내신용평가사로부터 최상위 등급인 AAA를 받은 채권, 그리고 또 공공기관 채권이다. 정부의 손실보전조항이있는 채권으로 한정해서 신용위험을 최소화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에 따른 별도의 위험이나 대가는 크지 않다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유동성 공급 규모는 추정을 해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한은은 일단 시장에서 필요한 자금을 제한없이 공급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앞으로 입찰 과정에서 얼마를 참가 기관들이 들어올지는 모르겠다. 한은은 신청된 금액 전액을 공급하겠단 방침만 현재 결정된 상황이다. 한은이 두번에 걸쳐서 RP 대상 증권을 확대했는데 그 확대된 증권의 규모는 발행 규모를 봤을때 약 70조원 규모로 추정한다. 물론 이 금액이 다 들어올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전부터 인정되고 있떤 매매대상 채권으로 들어올 수도 있고, 추가된 대상으로 들어올 수도 있고, 추가된 대상 중에서도 이미 다른데 담보로 사용되고 있다면 한은 RP매입에 갖고 들어올 수 잇는게 제한되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 규모를 현재 상태에서는 추정이 어렵다.

-최근 발표된 시장 유동성 공급 대책이 모두 4월부터 시행된다. 1분기 결산에 맞춘 자금 조달이 당장 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자금 경색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통상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에도 분기말에는 여러가지 자금 수요라든지, 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서 시장이 조금 유동성이 경색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3월말의 상황을 많이 걱정을 하고 있고 한은도 그 점을 우려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모든 조치들이 4월 이후로 시행되기 때문에 3월 말 까지는, 정책금융기관이라든지 아니면 거래 은행들이 조금 유동성을 공급해 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안다. 한은도 이번 공급 조치 이외에 통상적인 과정에서 시중 유동성을 풍부하게 유지해서 3월말의 특별히 시장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최소한 완화해나가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2011년 개정된 한은법 80조에 영리법인 대출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데 이부분을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보증이 있다면 회사채 매입도 계획이 있나. 아울러 채권, 증권시장안정펀드에 대한 한은의 다른 지원책이 검토되고 있나.

△한은법 상에 관련 조항이 마련돼 있는데 그 조항을 발동시킬 상황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오늘 발표한 RP매입 방식의 전액 유동성 공급 방식으로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채안펀드나 증안펀드 등은 정부에서 만들어 그 펀드에서 회사채, CP를 삼으로 인해서 상황들을 조금 완화시켜주려는 것 아닌가. 그런 기금 조성에 여러 은행들도 그렇고, 증권사, 보험사 등 참가기관이 들어갈거다. 그런 기관이 들어가려면 유동성을 마련해야 하고, 혹시 자체적으로나 한은이 지원하는 유동성 지원 제도 없다면 자기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매각해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시장 가격 변동성이 커지거나 신용 경계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이 그런 점을 완화시켜주고, 나아가 방지시키기 위해 이러한 조치들을 취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그리고 이런 조치들이 현재로서는 상당히 시장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놨는데 상황전개에 따라 시장이 더 불안해진다든지 진정되지 않고 악화된다면 그때 상황에 맞춰서 별도의 추가적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회사채를 정부가 보증한다면 한은법 68조에 한은이 자기계산으로 매매할 수 있는 증권에 원리금 상환을 정부가 보증한 유가증권이 들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롭게 유통되고 발행조건 완전 이행되는 조건 외에 정부가 보증한다면 한은 금통위가 그 매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용이하단 생각은 든다. 그러나 회사채에 대해 정부가 지급보증하는 것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건데 그건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지는 별개의 사안이란 생각이다.

-입찰금리 상한을 ‘기준금리+10bp’로 둔 것이 시중금리를 이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이해해도 되나.

△입찰금리를 기준금리+10bp 상한으로,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결정한다고 한 것이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그 수준보다 내려온다고 하면 그 수준에서 결정할 것이다. 상한이기 때문에 꼭 그 수준에서 결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하는 입찰 대상이 91일물 RP다. 한은이 91일물 RP를 기준금리+10bp 이내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3개월물의 시장금리를 ‘기준금리 +10bp’ 이하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이번 구조에 반영돼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유례없는 조치를 내놓는 건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기준금리 인하에도 실질금리는 낮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도 고려되는 상황인가.

△오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 지난 3월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서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4월 9일로 예정된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정례 금통위에서 그 내용을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범위를 넘어간 것 같다. 다만 한은이 현재의 경제금융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여러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 연장선상에서 생각을 해주시면되겠다.

-초과지준 부리 등 이번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는 별도의 대책이 있나.

△한은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게 되면 시장에서 얼만큼 도는지를 차치하고 결국은 한은으로 그 유동성이 돌아오게 돼 있다. 한은의 경우에는 현재 유동성을 공급하고 초과지준 형태 돌아오게 되면 통상적으로 공개시장운영 통해 하는 통안증권 발행, RP매각 통해 돌아오게 돼 있다. 현재 그 통안증권은 발행할 때 시장금리 수준에 맞춰서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금리로 초과지준에 대해 부리해주는 것보다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시장금리가 조금이나마 기준금리를 초과하는 상황에서는 그게 더 나은 방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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