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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일찍 울린 수능종 탓에 수험생 피해"…국가배상소송 2심서 배상액 증액

김윤정 기자I 2023.04.19 16:46:19

수험생 1인당 국가배상액 500만원 증액
1심 200만원→2심 700만원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 예정보다 일찍 울린 시험 종료종 탓에 피해를 봤다며 수험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국가배상금액을 증액했다. 1심은 국가가 수험생 측에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지만, 2심에서는 500만원 증액된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진=이데일리DB)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부(한숙희 부장판사)는 이날 송모 씨 등 8명이 국가와 덕원여고 방송 담당 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1심 판결에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부분 중 원고들에게 각 500만원과 지연손해금 지급을 추가로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 원고들이 긴장하고 당황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추가로 시간이 주어지기는 했으나 주어진 시간에 대한 정확한 고지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대한민국이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국가는 수험생 등 8명에게 1인당 7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1심에서 국가가 2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보다 500만원 상향된 금액이다.

다만 2심은 1심과 마찬가지로 수험생 측이 서울시와 방송 담당 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1심은 수능의 관리 사무는 국가행정사무이므로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저지른 위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국가가 진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를 기각한 바 있다.

앞서 2020년 12월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 시험장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제4교시 탐구영역의 제1선택과목 시험 종료종이 예정 시각보다 2분가량 일찍 울렸다. 감독관들은 시험지를 회수했다가 오류를 파악한 후 학생들에게 시험지를 다시 교부해 문제를 풀게 했다.

이에 수험생 9명과 학부모 등 25명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혼란이 빚어져 피해를 봤다며 당시 유은혜 교육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을 고소하고 국가와 서울시, 덕원여고 교사 등을 상대로 국가배상차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은 오류 행위 당사자가 아니라며 유 전 장관, 조 교육감, 시험장 감독관 3명에 대한 고소를 각하했다. 또 방송 담당 교사와 덕원여고 교장에 대해서는 고의로 직무를 유기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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