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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매출 쪼그라드니 인력도 축소…위기의 대형마트

신수정 기자I 2024.03.18 16:38:35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직원감소 이어져
국내외 이커머스업계에 중저가상품 영역 뺏겨
실적부진 등 영향 이어지면 인력감소 이어질 듯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소비부진이 이어지면서 대형마트의 고용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중저가 상품을 취급해온 대형마트가 팬데믹을 거치며 힘이 빠진데다 국내외 이커머스업계와 맞붙으면서 존재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의 고용인력이 감소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직원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 둔화가 고용을 쪼그라뜨리는 중이다.

이마트(139480)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직원수가 2만 3295명으로 2022년(2만 3844명) 대비 감소했었다. 홈플러스 직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국면 이전 2만 3000명에서 작년 상반기 2만명으로 줄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 10년 차 이상 사원 대상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마트 등 할인점 직원수는 지난해 1만 616명으로 전년(1만 1405명) 대비 6.9% 줄었다.

이런 움직임은 대형마트 3사 모두 10년새 유통업계에서 존재감이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계 매출 중 대형마트의 비중은 12.7%로, 백화점(17.4%)과 편의점(16.7%)보다도 낮았다. 지난 2014년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27.8%)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

매출도 고꾸라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매출은 지난해 1월보다 9.2% 감소했다. 이 기간 온라인 이커머스 매출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하며 27개월 만에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백화점(0.7%) 편의점(6.1%) 기업형슈퍼마켓(7.1%) 등 다른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대형마트만 매출이 크게 줄었다.

업계 안팎에선 대형마트의 주력판매 상품이 국내외 이커머스에게 자리를 뺏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형마트는 중저가 제품 위주로 판매해 왔는데, 팬데믹 등으로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점차 밀려나게 됐고 이보다 더 낮은 가격대를 제시하는 중국 플랫폼까지 합세하며 더욱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유통업계의 감원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부진으로 인한 소비 둔화 피해를 대형마트가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저가 상품의 경우 국내외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치열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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