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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이용 불가`..과음·고성에 극약처방 나선 캠핑장들

전재욱 기자I 2022.01.03 13:44:11

남성 이용객 예약 거부하거나 이용에 제한
과음·소음으로 민원 유발 빗발쳐..사전 차단 나서
고객 가려받기 재량이지만 차별 시각 우려도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남성은 이용 불가`

경기도에 있는 A캠핑장은 작년부터 남성으로만 구성된 이용객은 받지 않는다. 가족 친화 캠핑장을 표방하고자 이용수칙을 이렇게 바꿨다. 이후 고객 만족도가 커졌다고 한다. 올해도 남성 이용객은 거부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국제 아웃도어 캠핑&레포츠 페스티벌 모습.(사진=뉴시스)
캠핑이 코로나19로 대중화하는 흐름 속에서 남성 이용객을 거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과한 음주와 고성방가 등으로 민원이 발생할 여지가 커지자 캠핑장 측에서 꺼낸 자구책이다. 사설 업체에서 자유로이 정할 사안이지만 차별적 시각이 따갑다는 의견도 있다.

3일 캠핑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에 있는 A캠핑장은 지난해부터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남성 이용객의 예약을 받지 않는다. 남성도 이 캠핑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아이를 동반한 가족과 함께 와야 한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동호회 모임이나 20대 등 비(非) 가족은 예약을 받지 않는다.

수도권에 있는 또 다른 B캠핑장도 마찬가지로 남성 예약에 안 받는다. 가족, 커플, 여성을 위주로 캠핑장을 운영하려는 차원이다.

남성 예약을 허용하더라도 제한을 두는 캠핑장도 더러 있다. 수도권에 있는 복수의 캠핑장은 남성으로만 구성된 이용객은 최소 2명에서 최대 3명까지만 받는다. 이들 캠핑장의 기본 예약 인원은 4명까지인데, 남성은 이용 인원의 최대 절반까지 제약하는 것이다.

남성 예약을 원천적으로 금지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일어난다. 당일 현장에서 구성원을 확인하고 어기면 `퇴실 조처한다`는 게 업체들의 공통된 이용 수칙이다. 계약 위반에 따른 퇴실은 대부분 환불도 불가능하다.

남성을 꺼리는 캠핑장은 `다른 고객의 피해가 커 부득이한 조처`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캠핑장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용객을 가려 받는 것은 예사다. 유아나 반려동물, 종교인(선교 및 포섭 목적)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도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40대 이상 중년` 이용객의 예약을 피하는 곳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렇듯 사설 캠핑장의 이용 수칙은 업장마다 자율로 정한다. 한국관광공사나 캠핑장 협회 차원에서 정해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사유 재산권의 행사와 연관돼 있어 마땅히 보호하고 존중할 영역인 것이다. 아울러 특정인의 이용을 제한한 이후로 이용객의 만족도가 커졌다는 업체 체감도 무시하지 못한다.

다만 이용 제한 기준을 남녀로 나누는 것은 차별적 시각이 담겨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소음(고성방가 등) 민원의 원인을 성별에서 찾는 것이 언제나 합리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고 단체 예약(최소 2개 자리 이상)을 받지 않는 식으로 소음 발생 우려를 피해 가는 캠핑장도 상당하다. 과음에 따른 사고 발생 우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캠핑장 업계 관계자는 “이용 수칙은 캠핑장별로 업장 사정과 운영 방침에 따라서 재량껏 정하는 것”이라며 “남녀를 구분해서 예약받는 게 얼마나 합리적인지를 따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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