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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첫 적자 낸 이마트…첫 ‘희망퇴직’ 실시

김미영 기자I 2024.03.25 16:02:12

25일 희망퇴직 신청 공고
근속 15년 이상 직원 대상…특별퇴직금 등 추가 지급
“3사 기능통합에 인력 구조조정은 예정된 수순”
마트 산업 전반에 인력 감축 분위기 번질까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낸 이마트(139480)가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수익성 개선과 인력 운용 효율화를 위한 조치로 1993년 창사 이래 전사적 희망퇴직 실시는 처음이다.

25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근속 15년 이상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접수를 받는다고 사내 공지했다. 법정퇴직금 외에 특별퇴직금은 월 급여 24개월 치로, 기본급 기준 40개월 치에 해당한다. 생활지원금 2500만원과 직급별로 전직 지원금 1000만~3000만원도 지급한다.

이마트는 다음 달과 오는 5월 각각 폐점 예정인 천안 펜타포트점과 서울 상봉점 직원을 대상으로도 지난달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이날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단행의 최우선 목적은 수익성 개선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 469억원을 냈다. 이마트 별도 기준을 봐도 매출(16조5500억원)은 전년대비 2.1% 감소했고, 영업이익(1880억원)은 같은 기간 27.4%나 급감했다.

이마트 직원 수는 2019년 6월 말 2만5000여명(점포 158개)에서 2022년 말 2만3000여명(157개), 작년 말 2만2000여명(155개)으로 줄곧 감소했다. 작년 한 해 동안만 1100명이 줄었음에도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이마트의 희망퇴직 단행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등 3사의 기능을 통합했고 한 대표가 3사 대표를 겸임·총괄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사 기능통합은 비용을 줄이려 한 것”이라며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도 뒤따를 것이란 예상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마트의 이번 희망퇴직 조치로 마트 산업 전반에 인력 감축 분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롯데마트는 업황 부진에 점포 12개를 폐점하고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2023년 하반기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형마트업계 1위인 이마트마저 인력을 줄이겠다고 나선 건 마트업계의 불안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사진=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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