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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코로나 백신 한국서 생산(?)…"거론 자체 부담"

노희준 기자I 2020.10.21 15:09:34

당국 및 주요 백신 제조업자·CMO업체 부인
일각 "논란 많은 백신 생산 거론 자체 마뜩잖다"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국내에서도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힌 가운데 관련한 주요 업계에서는 논의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외려 논란이 많은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생산업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마뜩잖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1일 주요 백신 제조 회사나 위탁생산(CMO) 회사들은 러시아 백신 생산과 관련한 논의가 없다고 모두 선을 그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자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및 생산에 집중하느라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일양약품 모두 “현재 논의되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에서 자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일양약품은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유정란 기반의 백신 생산 플랫폼만을 갖고 있다”며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유정란에서 배양이 안 되기 때문에 회사 시설에서는 자체 또는 위탁 생산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계약 협상은 계약 상대방이 누구든 공식 발표 전에는 관련 내용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백신을 제조하려면 추가 시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장 생산이 어렵다는 의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역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당국에서 (스푸트니크V의 국내생산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많은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생산업체로 거론되는 것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한 러시아 백신을 접종하고 부작용 등이 발생해 문제가 불거지면 개발업체뿐만 아니라 생산업체까지 책임과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굳이 논란이 있는 의약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데가 많을지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 백신 이름은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의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의약품 효능과 안전성을 시험하는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아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19일(현지시각) 온라인 세미나에서 “올해 12월에는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 브라질, 한국, 중국과 다른 1개 국가에서 (백신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인터뷰에서도 “스푸트니크V의 한국 내 생산에 관한 협상이 최종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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