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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내년 코스피 상장 본격화…거래소 신청서 제출

이지현 기자I 2021.12.21 15:52:10

상장예비심사신청서 제출…예비 심사 시작
주주간 법정다툼 지속…심사 지연 불가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교보생명이 내년 상반기 코스피시장 상장 출사표를 던졌다. 상장을 통해 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나아가겠다는 청사진을 본격화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교보생명보험이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21일 접수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1958년 6월에 설립된 이후 한국 보험시장을 이끌어온 대표 생명보험회사다. 2003년 작고한 고(故) 신용호 명예회장의 아들인 신창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36.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 15조7089억원, 당기순이익 3829억원을 시현했다.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외벽에 광화문글판 겨울편 ‘겸손은 머리의 각도가 아니라 마음의 각도다’란 글귀가 걸려 있다. 이번 광화문글판은 이동규 교수 칼럼 ‘겸손’에서 발췌한 것으로 겉치레가 아닌 진정성을 갖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자는 의미를 담았다.(사진=방인권 기자)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사 빅3 중 유일한 비상장사로 보험 업계에 남은 마지막 상장 대어로 꼽혀왔다. 증권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교보생명의 기업가치는 3조원에 이른다. 삼성생명(032830)의 경우 2010년 상장 당시 역대 최대 규모(4조9000억원)를 기록한 바 있어 교보생명에 대한 상장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은 현재 주주 간의 분쟁 등을 겪고 있어 IPO 진행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어서다.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입하면서 주주가 된 어피니티는 2015년 9월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권리를 받았다. IPO가 지연되면서 어피니티는 2018년 10월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고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을 통해 행사가격을 주당 40만9000원으로 매겼다. 매입원가의 두 배에 가까운 돈을 내놓으라고 하자 신 회장은 안진 회계사들이 행사가격을 어피니티에 고의로 유리하게 선정했다며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어피니티는 2019년 3월에 ICC(국제상업회의소)에 중재재판을 걸었다. ICC 중재재판의 결과는 지난 9월에 나왔는데 어피니티의 풋옵션 권리는 인정하면서도 신 회장이 어피니티가 요구하는 가격에 풋옵션을 매수하거나 이자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판정했다. 사실상 신 회장의 승리였다.

이 과정에서 중재재판과 별도로 신 회장은 어피니티와 안진 관계자들을 검찰에 형사 고발했다. 검찰은 피고에게 최고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구형했고 내년 2월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교보생명은 유죄판결이 나면 어피티니측이 IPO를 통한 출구전략 모색을 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에 어피니티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면 내년 상반기 IPO는 물론이고 예비심사 통과도 어려워질 수 있다.

IPO업계 한 관계자는 “법적 소송전이 진행 중이어서 예비심사 통과 여부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보다 더 지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교보생명의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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