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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위 내준 현대차…엔화 공습에 속수무책

권소현 기자I 2015.05.27 16:15:01

6개월만에 다시 순위싸움에서 밀려
SK하이닉스는 업황 턴어라운드…2위 수성할 듯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현대차(005380)SK하이닉스(000660)에 밀려 시가총액 3위로 내려앉는 굴욕을 당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6개월여 만에 다시 2위 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이게 됐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일대비 1.88% 하락한 15만7000원으로 마감하면서 시가총액도 34조583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0.94% 오른 4만8450원으로 마감해 시가총액 35조원대로 올라섰다.

개장 초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으나 개장 30여분이 지나면서 SK하이닉스가 상승세로 방향을 정하고 현대차는 낙폭을 확대하면서 서열이 굳어졌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 차이는 6880억원으로 벌어졌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포스코를 밀어내고 시가총액 2위에 오른 이후 줄곧 이 자리를 지켜왔으나 작년 11월4일 SK하이닉스에 밀려 한차례 2위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사흘 만에 다시 탈환하는데 성공했지만, 반년 만에 다시 순위가 뒤집어진 것이다.

현대차가 고꾸라진 데에는 이번에도 엔화 약세가 결정타였다. 이날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898.77원을 기록해 한달만에 다시 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이 7년 10개월래 최고치인 123엔까지 치솟으면서 원화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엔화가 약세를 보인 것이다.

현대차 주가는 4월 말 17만7000원선까지 올랐다가 최근 16만원대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도 높았지만, 엔화 약세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대규모 증설이 없었고 신흥국 환율 문제로 실적이 역성장하면서 주가도 지지부진했는데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로 접어들면 배당이나 실적 기저효과로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1분기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데다 2분기에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3분기부터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스마트폰용 D램 수요 급증이 기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SK하이닉스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재고가 낮은 수준인 가운데 DDR4 전환효과와 계절적 수요까지 더해져 3분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3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순위 다툼이 이어질 수 있지만, 자동차와 반도체 업황으로 봤을 때 현대차보다는 SK하이닉스가 2위 수성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 모두 수출기업이라 환율이 공통 변수이긴 하지만 업황 면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현대차는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반면 SK하이닉스는 D램과 반도체 업황이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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