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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종명에 직접 사과 받았다는 윤지오 "왕 앵커뿐만 아니다"

박지혜 기자I 2019.03.19 14:04:5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배우 윤지오가 왕종명 MBC ‘뉴스데스크’ 앵커에게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지오는 19일 오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왕종명 앵커의 동의하에 글을 기재한다”면서 “앵커께서 (제게) 문자를 보내주셨고 제가 아침에 잠 들어서 점심에 일어나자마자 통화했다. (왕 앵커가) 문자와 통화로 직접 사과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오랜 시간 언론인으로서 살아오셨던 앵커의 커리어(Career)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 드린 것 같아 저로서도 죄송한 마음이고 여러분께 우려를 하게 해 드려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윤지오는 또 “전날 법정 증언 후 MBC ‘뉴스데스크’ 생방송에 임하면서 발생한 질문과 제가 인물에 대한 언급을 하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답변 드렸다. (왕 앵커가) 한 차례가 아닌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 연예인의 이름, 신문사 3명, 국회의원 등 총 4차례에 (걸쳐) 인물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을 주신 것은 사실”이라면서 “제가 말씀 드리지 못하는 부분은 현재까지 목격자이며 증언자로 살아왔는데 이름을 언급하는 순간 저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명예훼손 피의자로 탈바꿈 될 테고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해질 사안이다. 그들은 그럴 힘을 가졌으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맡은 진행자로선 당연히 국민께서 알고자 하는 질문을 하기 위해 애써주셨을 테고 현재 제 상황이나 정황을 제대로 모르셨을 테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왕 앵커뿐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그런 질문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서 하루에도 몇십 차례 듣기 때문에 여러분이 우려하는 정신적인 고통은 일반인에 비해 낮다. 저 많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윤지오는 “현재도 웃으면서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고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한 번 심려 끼쳐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고 저에게, 또 왕 앵커에게 가져주시는 관심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글을 맺었다.

사진=윤지오 인스타그램
배우 고(故) 장자연 씨가 사망 전 작성한 문건을 직접 봤다고 밝힌 동료 윤지오는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증인으로서 다시 법정에 섰다.

윤지오는 전날 MBC ‘뉴스데크스’에 출연해 왕 앵커에게 “오늘 재판에서 증언하시고 난 뒤에 기자들을 만나 (고 장자연의 사건의) 술자리 추행을 잘 알고 있는 다른 연예인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누구인지 밝힐 수 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윤지오는 “증언자로서 말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고, 재차 돌아오는 관련 질문에도 “(해당 연예인에게) 직접 해명할 수 있는 권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왕 앵커는 또 “(지금) 관심이 윤지오 씨가 (장자연 문건에서 봤다고) 언급한 방씨 성을 가진 조선일보 사주일가 3명과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이다. 여전히 공개 의사가 없는가”라고 물었다.

윤지오는 “그렇다”고 답한 뒤 “아시다시피 지난 10년 동안 일관되게 진술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미행에 시달리고 수차례 몰래 이사를 한 적도 있고 결국 해외로 도피하다시피 갈 수밖에 없었던 정황들이 있다”며 “귀국하기 전에도 한 언론사에서 제 행방을 묻기도 했다. 오기 전에 교통사고가 두 차례나 있었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지오는 그러면서 “말을 하지 않은 건 앞으로 장시간을 대비한 싸움이기 때문”이라며 “말을 안 하는 게 그들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이 명예훼손으로 나를 고소하게 될 경우 더 이상 증언자 또는 목격자 신분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그들에게 배상해야 한다. 그들에게 단 1원도 쓰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왕 앵커는 “장자연 씨 죽음의 진실에 더 다가서기 위해서 이렇게 용기를 내셨다면 검찰 진상조사단에 얘기하는 것과 또 이렇게 생방송 뉴스에서 언급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다. 어쩌면 더 진실에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윤지오의 대답을 부추겼다.

하지만 왕 앵커는 윤지오가 “내가 발설하면 책임져 줄 수 있냐”고 묻자 “저희가요?”라고 반문하며 “이 안에서 하는 것은 어떻게든지…”라고 다소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윤지오는 “(스튜디오)안에서 (방송)하는 것은 단지 몇 분이고 그 이후 나는 살아가야 하는데 살아가는 것조차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검찰, 경찰에 대 일관되게 말했다. 검찰과 경찰이 밝혀내야 하는 부분이고 공표해야 하는 부분이 맞다. 전 일반 시민으로서 증언자로서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답변 거절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방송 이후 대다수 누리꾼은 윤지오에게 실명을 추궁하는 듯한 왕 앵커의 질문 태도를 문제 삼았다. 무엇보다 ‘특종’을 잡기 위해 출연자의 신변 보호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MBC 홈페이지의 시청자상담실 ‘MBC에 바란다’ 게시판에도 왕 앵커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랐다.

특히 윤지오는 이미 수차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설 경호를 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2차 피해 등이 예상되는 질문이었으나 왕 앵커를 포함한 MBC 측이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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