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로 집결한 여야…서진·통합 VS 지지층 결집

김유성 기자I 2022.05.23 16:13:14

국민의힘·민주당 지도부 대거 행사 참석
與 5·18 참석 후 노무현 기리며 협치·통합 강조
野 정치검찰 희생양 강조하며 현정부 견제론 내세워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봉하마을로 총출동했다. 이들은 지역주의 타파를 몸소 실천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자면서도 곧 있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를 했다. 지난 18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의원 전원이 참석했던 국민의힘은 서진(西進)에 이은 중도 확장을,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지방선거 성적에 빨간불이 켜진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같은 당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권 지도부는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모였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참석한지 5일만이다. 호남 민심을 다독이는 한편 노 전 대통령에 호감이 있는 중도층 공략에도 나선 것이다.

이날(23일) 국민의힘은 생전 노 전 대통령이 외쳤던 협치와 통합을 강조하는 논평을 냈다. 양금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살아생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리더십을 기억하며, 우리 사회에 깊게 남아 있는 정치 대립을 해소하자”면서 “소통과 통합의 민주주의로 향해 나가자는 취지를 새기자”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정부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이 참석해 고인과 권양숙 여사를 향한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23일) 아침 출근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 정치에 참으로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라면서 “권양숙 여사를 위로하는 말씀을 메시지에 담았다”고 말한 바 있다.

야당이 된 민주당도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도 함께 해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검찰 수사’의 피해자란 점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사 하루 전 봉하마을을 찾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13년 전의 일이 반복될까 봐 두렵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 전직 대통령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전 후보에 대한 음해와 공격, 수사가 이어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주에 맞설 수 있는 지방정부를 내세워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를 구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 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해달라”고 했다.

이 같은 외침에도 여론의 향방은 정부 견제론보다 안정론으로 기운 분위기다. 한국 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20~21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물은 결과 ‘국정 안정론’이 53.5%, ‘정부 견제론’이 40.9%로 집계됐다. 한달전 조사와 비교해 국정안정론은 6%포인트 상승했고, 정부견제론은 6%포인트 하락했다.

이재명 상임선대총괄위원장은 경남 김해 유세 현장에서 “이번 선거가 어렵다고 한다”면서 “객관적 수치상, 그리고 과거 전례상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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