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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단체 '상의탈의 퍼포먼스'…"착유당하는 동물들 고통 알아야"

손의연 기자I 2020.02.14 15:59:39

DxE, 14일 오후 서울 도심서 '상의탈의 퍼포먼스'
"밸런타인 데이 초콜릿 제조 위해 수많은 소 고통"
"착유 위해 엄마 소 강간, 출산 반복…끔찍한 고통"

[이데일리 손의연 유준하 기자] “모든 존재는 고통 앞에 평등합니다.”

밸런타인 데이인 14일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동물권 단체 활동가 10여명이 상의 탈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가슴에 빨간 물감을 묻혀 ‘착유당하는 동물의 피로 물든 젖꼭지’를 형상화했다.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DxE (직접행동 어디서나) 코리아 회원들이 ‘우리도 동물이다. 착유당하는 동물을 위한 고통의 연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동물권 단체 ‘디렉트 액션 에브리웨어(DxE)는 “밸런타인 데이에 많은 사람이 초콜릿 등 선물을 주고받지만 그 뒤 착유당하는 동물들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퍼포먼스를 기획했다”며 “초콜릿을 포함한 각종 제품에 쓰이는 유제품 포장지 속에 감춰진 ‘착유당하는 동물’의 끔찍한 현실을 직접 가시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임신과 출산을 해야만 새끼를 먹일 젖이 나오기 때문에 엄마 소는 임신을 위한 강간과 출산을 반복한다”면서 “착유는 매일 반복돼 소는 자연 수명의 10분의 1도 안 되는 2년이 조금 지나면 서 있을 힘조차 잃어 주저앉는다”고 밝혔다.

또 “업계에서 ‘다우너(앉은뱅이)’라고 부르는 이 소들은 지게차, 크레인으로 질질 끌려 도살장으로 가는 트럭에 실린다”며 “주저앉지 않더라도 2년이 지나면 젖의 양이 줄어들어 결국 도살되고 햄버거 패티 등의 가공육으로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한 활동가는 “반백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그들의 고통의 결과물들을 아무런 죄책감도, 일말의 양심도 없이 소비했다”면서 “조금 더 일찍 나의 무지와 무관심이 누군가에게 상상할 수조차 없는 끔찍한 고통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내 아이에게 빼앗은 젖을 먹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외쳤다.

‘피로 물든 젖꼭지’ 액션은 지난달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됐다. ‘엄마 돼지’가 고문과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폭로한 내부고발자를 고소한 코스트코 측에 대한 항의 액션이었다. DxE코리아는 한국의 상황에 맞게 코스트코가 아닌 밸런타인 데이를 타깃으로 이번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은영(활동명) 활동가는 “사람들은 옷을 벗고 맨살을 드러낸 모습을 낯설어 한다. 똑같이 옷을 입고 이야기하면 동물의 모습을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피를 두르고 끔찍하게 죽어가는 게 동물들의 모습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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