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5·18 민주묘지` 참배

이상원 기자I 2023.05.17 16:02:24

김정숙 여사와 1·2묘역, 민족민주열사 묘역 방문
"5·18 민주항쟁에 크게 빚져"
"5·18 정신, 헌법 수록 위해 정치인들 더 노력해야"
"전우원, 계기가 된다면 못 만날 이유 없어"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퇴임 후 처음으로 민주 묘지를 참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5·18 민주항쟁에 크게 빚졌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문재학 열사의 묘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사진=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와 망월동 구묘역을 각각 참배했다.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퇴임 후 참배한 적이 있으나 5·18 추모기간 중 참배한 것은 문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참배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함께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참배 전 방명록에 ‘5·18 민주정신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이후 광주상고 1학년에 재학 중, 시민군으로 참여했다가 최후항쟁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은 고(故)문재학 열사의 묘소를 찾아 추모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국립묘지 제2묘역과 ‘망월동 구묘역’으로 불리는 민족민주열사 묘역도 찾아 참배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 1987년 6월 9일 거리 시위 도중 최루탄에 피격당해 숨진 고 이한열 열사 묘소를 찾아 추모했다.

문 전 대통령은 추모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 국민이 오늘날 민주주의를 이렇게 누리는 것도 5·18 항쟁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5·18 기념일을 앞두고 퇴임해서 참배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는데 오늘 참배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이 다 함께 5·18 민주항쟁의 의미를 새기며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문제에 대해 그는 “재임 중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가 되지 않아 국민투표까지 가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치인들이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은 최근 고(故) 전두환씨의 광주 학살에 대해 사죄하고 있는 손자 전우원 씨와 관련해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특별히 계획이 있진 않다”면서도 “계기가 된다면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43주기를 맞아 17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 분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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