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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BJ’ 대도서관이 본 ‘뒷광고’ 사태…“그동안 쉬쉬했다”

김소정 기자I 2020.08.06 14:20:17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유튜버 업계가 ‘뒷광고’ 논란으로 난리다. 잘 나가는 유튜버들이 연일 ‘뒷광고’ 논란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유튜브 ‘양팡’의 ‘유료광고’ 표기 영상 캡처.
뒷광고 사태는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9월 1일부터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확정해 실시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튜버들이 협찬·금전적 지원을 받았을 경우, 소비자가 쉽게 볼 수 있게 알려야 한다. 또 구체적으로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에서는 게시물 제목이나 영상 시작·끝 부분에 경제적 대가 표시 문구를 넣어야 한다.

이에 몇 달 전부터 인기 유튜버들의 영상에는 ‘유료광고포함’이라는 체크박스가 붙기 시작했다. 아니면 교묘하게 유튜브 ‘더보기’ 란에 ‘지원 받았습니다’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 한혜연·강민경, 뒷광고 사태 촉발

(왼쪽부터) 한혜연, 강민경 (사진=한혜연, 강민경 유튜브)
먼저 터진 건 유튜버를 겸업 중인 연예인과 방송인이었다. 지난달 15일 그룹 ‘다비치’ 강민경과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광고’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마치 자신이 구매한 물건인 양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해 파문이 일었다.

특히 한혜연은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이라고 말한 제품들도 광고여서 큰 비난을 받았다. 강민경은 건당 2000~3000만원을 광고비를 받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제품 사진 등을 올렸다. 하지만 그중 일부 제품만 ‘광고’ 문구가 기재됐다.

한혜연과 강민경은 뒷광고 논란 이후 유튜브 활동을 중단했다. 강민경은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유튜브 영상 주소를 삭제했다.

◇ 인기 유튜버들 뒷광고 사과 릴레이

뒷광고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다른 유튜버들도 의심받기 시작했다. 쐐기를 박은 건 먹방 유튜버 참PD다. 그는 지난달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혜연, 강민경 외에도 뒷광고로 돈 버는 대형 유튜버들이 많다고 폭로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불법 뒷광고 유튜버들 리스트가 공개된 이후 적지 않은 유튜버들이 광고 내역을 속속 공개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제 와서 유료광고 여부를 표시하며 진정성을 어필하는 유튜버들의 행태에 구역질이 난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참PD는 유튜브 생방송 중 구독자 470만명을 보유한 문복희 등 인기 먹방 유튜버들이 유료광고 임에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홍사운드도 ‘유튜브 뒷광고 실태’라는 영상을 올리며 뒷광고 제안 메일, 과정 등을 공개했다.

갑자기 ‘유료광고’ 체크박스가 증가한 문복희, 햄지는 뒷광고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문복희는 4일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광고임에도 광고임을 밝히지 않았던 적이 있다. 더보기를 보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게 적은 부분이 있다. 고정댓글에는 제가 가져왔다고 써놓고 더보기에는 협찬받았다고 적었다”라고 인정했다.

(사진=문복희, 햄지 유튜브 영상 캡처)
이어 “광고영상임을 가독성있게 표시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더보기의 글은 잘 안 보인다고 하셔서 더보기와 댓글에도 적었지만 영상에는 유료광고 표시를 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햄지도 “광고영상의 반감을 의식해 고의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설명란 하단에 유료 광고라 표기했다”라며 “유료 광고를 표기할 경우 영상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게 고의적으로 설명란 하단에 표기한 것이 저의 잘못이다”라고 사과했다.

방송에서 광고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 유튜버도 있었다. 양팡은 4월 치킨 먹방을 영상을 올렸다. 당시 그는 광고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뒷광고 사태가 터지자 양팡은 6일 “치킨 브랜드 광고 영상 라이브 방송 중 협찬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제가 직접 배달해 먹는 것이며, 협찬 광고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시청자분들을 기만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유튜버 양팡, 나름TV, 프란, 상윤쓰, 쯔양 등도 ‘유료광고’임을 밝히지 않은 적 있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 “뒷광고 NO”라고 밝힌 유튜버들

물론 뒷광고에 연루되지 않은 유튜버들도 있다. 5년째 먹방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입짧은 햇님은 4일 자신의 생방송에서 뒷광고 논란에 대해 “저는 쫄보라 (뒷광고) 못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옳이도 뒷광고 의심을 받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유튜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광고 고지 안한 적 없다. (담당자도) PPL도 혼란스럽다고 유료광고라고 명확하게 쓰라고 하셨다”라고 해명했다.

5일 1세대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도 뒷광고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유튜브계에서는 쉬쉬하던 거였다. 유튜버들이 광고를 너무 하면 돈 밝힌다고 할까봐 겁낸다. 그런데 뒷광고 방식으로 하면 좋지 않다. 암암리에 그런 분들이 많았다. 광고를 받고 싶은데 광고라고 하면 돈만 밝힌다고 하면 그럴까봐 속이고 했다. 그런 건 광고라고 제대로 표기한 분들한테 피해가 되는 거다. ‘쟤는 광고만 하네’가 되는 거다. 오히려 표기한 분들이 욕 먹었다. 인성 안 좋다고 그러고. 누군가 이걸 말할 사람이 없었다. 쪼잔해 보이니까”라고 말했다.

대도서관 인스타그램
이어 “생방송에서 광고라고 하고 나중에 유튜브에 올릴 때 광고를 알리지 않는 것도 문제다. 그걸 모르는 게 말이 안 된다. 몇천만원, 몇백만원을 받았는데 광고라고 안 한다고? 그건 기만이다. 유튜버에는 더 잘 표기해야 한다. 생방송 때는 말로 한다 쳐도. 돈 받아 놓고 몰랐다고 하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대도서관은 “광고주가 효과를 좋게 하기 위해 ‘광고’를 숨겨달라고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확실히 말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광고주들 많다. ‘그거 그렇게 하다가 광고인 거 밝혀지면 일 커져서 서로 이미지 큰 타격 입을 수 있다. 대놓고 하자. 그게 더 유튜브스럽다’라고 설득해야 한다. 그분들도 모르실 수 있다”라고 말했다. MCN(멀티채널네트워크)도 유료광고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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