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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6]與, 또 꺼낸 회초리·비빔밥…읍소전략 통할까

강신우 기자I 2016.04.07 16:03:05

회초리론에 이어 비빔밥까지 내세워 ‘용서’ ‘화합’ 강조
2004년 17대 총선·2014년 7·30 재보선때도 회초리론
“이슈없는 선거 방증…되레 부정적 여론 형성될 수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화합을 강조하며 비빔밥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미워도 다시 한 번 ‘회초리’를 들어주시라.”(6일 대구에서 최경환 의원)

“‘비빔밥’ 맛있게 먹겠다.”(7일 서울에서 김무성 대표)

새누리당이 이른바 회초리론과 비빔밥을 내세우며 용서와 화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공천 과정에서 있었던 갈등으로 악화한 여론이 ‘자칫 지지층의 표 이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다. 4·13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렵다는 당내 자체 분석을 내놓자 연일 ‘반성모드’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반성모드’, 선거철 복고풍

물론 고전적인 전략이다. 회초리론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이 ‘차떼기당’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위기에 처하자 당시 박근혜 대표가 들고 나왔고 이후 2014년 7·30 재보선 때도 당 지도부는 “회초리로 맞겠다는 심정으로 선거에 임한다”며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비빔밥도 정치권에서 화합의 상징이 된지 오래다. 전통적 지지층만 붙잡고 보자는 엄살 또는 읍소전략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건 그래서다.

김무성 대표는 총선을 엿새 앞둔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용서를 구하고 화합을 다짐했다. 지난 4일 심야 긴급 비공개 선대위 이후 두 번째다. 회초리론이 등장한 것은 5일부터였다. 첫 긴급회의 때 과반의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지지층 표 단속에 들어가면서다.

이번 긴급 선대위는 공개로 진행됐다. 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대국민 사죄 발언과 함께 비빔밥 회동까지 곁들였다. 공천파동 때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섰던 김 대표와 친박근혜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서로 ‘내 탓’이라며 반성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 자리에는 원유철 원내대표·이군현 공동총괄본부장·이운룡 종합상황실장도 참석했다.

김 대표는 “자만심에 빠져서 옆길로 새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전적으로 제 잘못이지만 과반 의석이 깨지고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 식물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당의 맏형인 저의 책임도 있다”면서 “사사로운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집권당으로서 책무를 빈틈없이 수행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했다.

◇“진정성없어 역풍 불수도”

다만 여론의 움직임은 심상찮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결과(성인 1523명 대상·4~6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를 보면 당 지지율은 34.3%로 지난주(33.6%)와 비교해 2.7%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수도권과 영남지역에서 지지층 이탈현상이 나타났다. 수도권에선 2.3%포인트 하락한 33.1%, 대구·경북에선 전주 대비 7.1%포인트 내린 46.0%로 집계됐다. 읍소전략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새누리당의 반성모드가 중도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전통적인 지지층을 겨냥한 습관적인 선거전략으로 봐야 한다. 신선하지 않고 진정성있는 호소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되레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무정책·무이슈 현상을 방증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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